한국일보

교육받지 않은 아이들의 위험성

2019-03-22 (금) 이순영 육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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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독일인 친구가 자기 아이가 한 한국인 아이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해아이는 이미 피해아이의 팔을 할퀴어 피가 나게 한 적도 있었는데, 독일인 친구는 이를 엄마들 선에서 해결을 하고자 학교에 알리지 않고 그저 계속해서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괴롭힘의 정도가 심해져 친구들 여럿을 모아 집단으로 괴롭힌다는 것이었다. 한 번은 독일아이에게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네가 나치라고 말해버릴 거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더 큰 문제는 한국아이의 이러한 행동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몇 년에 걸쳐 지속되어 왔고 이것이 심해져 결국 독일인 친구는 더 이상 봐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담임선생님께 알렸다. 그런데 바로 이 일이 있던 날 한국아이는 학교의 유색인종 아이들을 모아 독일아이한테 “너는 인종차별주의자야!”며 따돌림을 줬다고 한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란, 교육바지 않을 때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자란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면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를 언론을 통해 접하기도 한다. 불행하게도 문제아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아이의 문제에 직면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신약성서 마태복음 13장 12절과 25장 29절을 보면 “무릇 있는 자는 더욱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있는 것까지도 빼앗기리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마태 효과’라는 용어를 붙인다.

그런데 이는 비단 경제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사람의 기질도 그러하다. 좋은 사람은 계속 좋아지고 나쁜 사람은 계속 나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교육하는 일이 달갑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냥 모른 척 넘어가버리고 말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당장의 편의를 위한 것이 될지는 모르지만 올바른 자녀 양육 자세는 아니다. 아이의 변화를 위한 가장 훌륭한 시기가 될 수 있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우리가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지금들을 놓치게 된다면 나쁜 것이 나쁜 것을 재생산해내는 악순환의 미래를 후회로 맞게 될 것이다. 그렇게 손을 쓸 수 없는 미래로 나아가버리기 전에 내 아이에게 주어진 오늘이란 기회를 놓쳐버리는 엄마가 되지는 말아야할 것이다.

<이순영 육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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