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느 한인 공직자의 대담한 범죄

2019-03-06 (수)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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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인 공직자의 대담한 범죄

남선우 변호사

지난 2월22일 메릴랜드 주의 연방지방법원 법정에서 전 몽고메리카운티의 경제개발국의 최고 운영자였던 방병일씨가 4년 징역형에 보호관찰 3년 형을 선고 받았다. 한국일보와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방씨는 카운티 정부공금 670만 달러를 횡령해서 도박을 한 죄목으로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되고 재판에 회부됐다. 그의 변호사와 검사 사이의 유죄 자인 및 형량 조정 협상을 거쳐 이날 판사가 선고를 한 것이다.

그런데 담당 검사의 상관인 메릴랜드 관할 연방검사장이 한인 2세인 로버트 허씨여서 흥미로운 대조가 된다. 휘하에 88명의 연방검사들과 70여명의 사무직원들을 통솔하는 허 검사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검사수사에 관련되어 자주 언론에 등장하는 법무차관 로드 로렌스타인의 후임으로 트럼프에 의해 임명되고 상원인준을 거친 사람이다. 허 검사장은 보도자료에서 “(방씨가)횡령한 670만달러는 학교나 도서관, 기타 용도에 쓸 수 있는 기금으로 그는 몽고메리 카운티 납세자들에게서 이를 박탈한 것“이라며 ”부패한 공직자들은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유죄 자인 문서와 기타 법원기록에 따르면 방씨의 범죄는 2010년부터 2016년 사이에 발생했다. 방씨는 충청북도에서 200만달러의 종자돈을 몽고메리카운티 동부지역에 투자하기로 하자 이를 도용하기 위해 그와 비슷한 이름의 유한책임회사를 자기 집 주소로 설립하고 그 돈과 다른 카운티의 돈이 자기에게 오도록 했다는 것이다.


방씨는 경제개발국장이 자신의 상관이었지만 최고 운영자로서의 자기 직책을 남용하여 15만달러짜리를 비롯한 여러 장의 수표를 발행해 라스베가스 등지의 도박장에 자주 드나들었다. 카운티 정부는 눈 뜨고 코를 베인 셈이다. 카운티가 범죄전문 감리사를 고용하여 손해의 규모를 파악하는데 지불한 비용만도 160만달러라니까 몽고메리카운티 역사상 최대의 부패라는 방씨 범죄의 파장이 심각하다.

연방정부 재무부에 속한 재정범죄단속반(FinCEN)은 출처가 설명이 안 되는 거액이 은행만이 아니라 도박장에서 사용되면 조사를 하게 된다. 방씨가 거액의 수표들을 카지노에 가지고 오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이 FinCEN의 주목을 받는다. IRS에는 그의 2016년 연봉이 17만5,127달러로 보고돼 있는데 그가 횡령한 670만5,669달러도 수입인 만큼 233만5,913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고 조사관이 방씨의 카운티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 2017년의 일이다. IRS는 또한 카운티 정부에 방 씨에 관한 서류들을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보낸다. 그 결과 그의 범죄가 밝혀져 그는 파면 당했다. 그의 주법 위반에 대해서는 몽고메리 순회법원이 3월7일 그에게 선고를 내리기로 돼있다.

방씨는 유죄를 자인했기 때문에 연방법원으로부터 비교적 경미한 형을 받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기소당한 죄목들의 최장형기는 23년이기 때문이다. 그가 유죄를 자인했기 때문에 연방검찰은 5년형을 건의했고, 방씨의 변호사는 3년형을 내려달라고 청원한 것을 폴라 지니스 연방판사가 4년으로 절충했다.

한인들은 방씨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된다. 도박은 패가망신이라는 격언을 명심하여 도박의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방 씨는 2007년에 온라인 도박 빚이 8만 달러에 달하자 파산신청을 했다.

그리고 그의 변호사에 의하면 방씨는 2006년과 2007년에 1주일 동안의 도박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했다니까 도박의 심각성과 중독성을 알면서도 자기 절제를 하지 못해 2010년부터 16년까지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도박장 출입은 물론 온라인 도박도 피하자. 복권을 사는 것도 사실은 요행을 바라는 도박행위니까 아무리 TV 광고나 지방정부들이 일확천금의 달콤한 유혹을 부추기더라도 단연코 거부하자.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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