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구입이 가장 안전한 투자라고?

2019-02-21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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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이 모르는 주택구입 관련 원칙들

▶ 5년이상 보유계획 없으면 안 사는게 낫다

주변에서 부동산으로 돈 좀 벌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지난 20년간 주택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탔기 때문이다. 집값이 떨어졌을 때 사서 올랐을 때 팔았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다. 주변 성공 스토리에 ‘그럼 나도 부동산 투자에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런데 주택 시장 전망이 불투명할 것이란 소식에 막상 투자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주택구입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기본 원칙만 알고 있으면 적어도 실패하지는 않는다. ‘머니 매거진’이 주택 구입과 관련,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는 기본 원칙을 정리했다.

■ 부동산 투자 안전하지 않다.

내집 보유가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안전한 투자는 아니다.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은 차입금 비율이 매우 높은 ‘집중’(Undiversified) 투자의 성격이 짙다. 일부 투자 전문가들이 주택 구입이 분산 투자된 주식 포트폴리오보다 위험이 높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주택 구입만큼 안전한 투자가 없는 것으로 믿는 일반인들이 대다수다.


이는 주택이 주는 일종의 ‘익숙함’(Familiarity) 때문이다. 주택은 눈에 보이는 유형 자산으로 눈으로 가치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투자 위험을 덜 느끼게 된다. ‘돈의 환상’(Money Illusion)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만약 주가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주택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면 주택 시세 변화에 마음을 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단기 보유 계획이라면 구입하지 않는 것이 낫다.

5년 이상 보유 계획이 없다면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주택을 구입할 때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처분할 때는 더 많은 거래 비용이 발생한다. 주택 거래 시 발생하는 비용을 회수하려면 일정 기간 주택 시세가 올라야만 가능하다. 주택 가격이 오르는 시기라면 가격 상승기가 적어도 5년 이상 지속될 때 주택 거래 비용 회수가 가능하다. 만약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라면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는 기간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회수를 위한 보유 기간이 더욱 늘어난다.

■ 인플레이션 감안한 집값 상승률 높지 않다.

장기간에 걸친 전국 주택 가격은 1인당 국내 총생산 상승률을 따라 상승해왔다. 1인당 국내 총생산은 국민들의 지출 능력을 파악하는 지수로 지난 40년간 연평균 약 4.5%씩 상승했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 맥의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국 주택 가격 역시 1인당 국내 총생산보다 약간 낮은 연평균 약 4.3%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연평균 약 3.4%씩 상승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택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볼 때 주택 가격은 연평균 인플레이션 상승률 보다 약 1% 내외 수준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정도다.

■ 주택 시세의 1%~2% 연간 건물 관리비로 나간다.


주택이 위치한 대지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지만 주택 건물은 사용과 노후화에 의해 가치가 하락한다. 따라서 건물 관리에 신경 쓰지 않으면 사용과 노후화로 인해 주택 건물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적인 주택 시세 상승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건물 관리가 필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적절한 건물 관리를 위해서 연간 주택 가치의 약 1%~2%에 해당하는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 집값 올라도 실제 수익률은 낮을 수도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른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순익을 계산하려면 매매 비용, 관리 비용, 재산세, 보험료 등의 비용을 차감해야 한다. 주택 가격 연간 상승분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했을 때 수익이 발생했더라도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수익폭이 감소하거나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 대출 이자가 에퀴티 상승분 상쇄시킨다.

주택 구입은 모기지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구입이 많다. 레버리지 구입을 통해 낮은 자기 자본으로도 고가의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레버리지 구입으로 인한 혜택이 대출 시 발생하는 이자 비용에 의해 상쇄된다는 사실이 무시될 때가 많다. 30만 달러짜리 주택 구입 시 10%에 해당하는 3만 달러의 다운페이먼트를 지불했을 때 주택 가격이 39만 달러로 상승하면 주택 순자산인 에퀴티는 3만 달러에서 12만 달러로 300%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총 이자 비용을 감안할 경우 에퀴티 상승분은 크게 상쇄된다.

■ 모기지 이자 세금 공제 혜택 실제로 크지 않다.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에 대한 과대평가가 많다. 과세 등급 22%에 해당하는 납세자(주택 소유주)가 모기지 페이먼트로 1달러를 납부할 경우 세금 공제액은 22센트로 나머지 78센트는 납세자가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다. 항목 공제를 신고하는 납세자의 경우 개정된 세법에 의해 모기지 이자 세금 공제 혜택이 더욱 줄어들었다. 올해부터 표준 공제를 선택할 경우 부부 합산 공제액이 2만 4,400달러로 늘어나 표준 공제 혜택을 선택할 경우 모기지 이자 세금 공제 혜택은 받지 못하게 된다.

■ 인플레이션 발생 시 고정 이자율이 유리하다.

고정 이자율 선택 주택 소유주에게 인플레이션 발생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주택 가치와 임금 등이 상승하지만 고정 이자율이 적용된 모기지 페이먼트는 인플레이션 발생 전과 동일하다. 인플레이션이 적용되지 않은(가치가 낮아진) 현금 자산으로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할 수 있어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 리모델링 평균 비용 회수율 50%에도 못 미친다.

리모델링을 실시한다고 해서 주택 재판매 시 반드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출된 비용만큼 회수되지 못하는 리모델링 항목이 거의 대부분이다. 리모델링 매거진이 22개 리모델링 항목을 대상으로 비용과 주택 가치를 비교한 분석에 따르면 재판매 시 리모델링 비용 회수율은 평균 약 5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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