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외교부의 아쉬운 엇박자 정책”

2019-02-20 (수) 김철수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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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최대 화두는 바로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 청년 실업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다 보니 문재인 정부는 해외지역한국무역관과 함께 K-무브라는 이름을 내걸고 일자리 창출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역관뿐 아니라 모든 정부기관들이 나서 청년 실업 해법을 쥐어짜내다시피 하고 있지만 유독 한국 외교부만이 청년 실업 문제에 한발 빗겨선 듯 다소 소극적인 행보로 일관하고 있어 아쉽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LA 총영사관과 UN 대표부, 주미대사관 등 한국 재외공관은 전세계에 걸쳐 164개가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 한국 유학생들을 위한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는 공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유학생들에게 총영사관이나 대사관, UN 대표부에서의 인턴십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미국 등지에서 다른 직장을 찾기 위한 훌륭한 경력이 되는 혜택이 있지만 해외 주재 한국 재외공관에서는 ‘재외공관에서 무급인턴 채용 중지 방침’을 근거로 인턴십 채용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해외취업시장 개척의 노력으로 미주를 포함한 각지역 총영사관에서는 현지 한인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고 우수 인력채용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작 외교부는 학생들의 현지 취업 및 귀국 후 한국내 구직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턴십 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인 유학생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정책을 펼치면서 취업비자(H1-B)를 받지 못해 졸업과 즉시 귀국을 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있지만, 이러한 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정부부서인 외교부는 유학생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 인턴십 프로그램를 제대로 활용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외교부에서는 유학생들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턴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채 외교관 자녀들의 특혜를 위한 인턴십을 운영하다 감사원에 적발되거나 무급인턴들의 열정페이가 문제가 돼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그러자 외교부는 무급인턴 채용 중지 방침을 내세우며, 현지 한인 유학생들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조차 박탈하고 있다.

‘최저임금법’ 위반 가능성을 이유로 인턴 채용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외교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한인 인재채용을 위한 다양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현지 지상사 등 한국 기업들도 유학생들을 채용하기 위한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문제를 외교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보길 기대한다.

<김철수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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