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룩한 위선

2019-02-18 (월) 신응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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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위선

신응남 변호사

최근 한 신학교 교수는 자신의 저서 ‘위선’에서 “성경은 위선과의 투쟁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또한 성경은 하나님 백성이라 불린 이스라엘 민족의 위선적 영성에 대한 구약의 예언자들의 치열한 싸움을 중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선은 연륜이나 지위에 관계없이 꾸준히 부딪치는 유혹이다. 인격이 훌륭하다고 비켜가는 것도 아니고, 신앙이 독실하다고 극복되는 것도 아니다.

기독교인은 이 세상 속에서 구별된 삶을 살라는 부름을 받는다. 사는 방식이 세상의 삶과 구별 되어야 한다는 부름이다. 믿음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진정한 구분된 삶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곧 종교적 위선자라 할 수 있을 듯하다.

한국의 교회개혁 한 상담소는 2018년에 ‘한국교회의 분쟁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는 그 원인의 첫째는 재정의 전횡이며(18%)그다음은 인사 및 행정의 전횡(16%)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것이 최근 5년간 교회분쟁의 핵심 요소 1,2 순위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쟁을 유발한 주된 직분은 담임목사(58%)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전도의 대상이 되는 비기독교인으로부터 신뢰를 획득하기 위해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도덕실천 운동(45%), 구제활동(31.6%)이 꼽혔으며, 고쳐야할 부분으로는 불투명한 재정사용(26.1%),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 태도(26.1%) 그리고 교회지도자의 삶(17.2%), 교인의 삶(14.5%)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나타난 상황이나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이민교회의 제반 상황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우리는 교회에서, 예수님의 지상 명령이라며 땅 끝까지 전도하자고 한다, 복음을 모르고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자는 엄숙한 사명을 다하자는 결기에 찬 각오와 다짐으로 교회 생활을 한다.

그러나 한국의 보고서와 같이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를 보는 눈은 다소 냉소적이고 부정적이다.

한인들에게 이민생활의 주요 부분이 교회 생활이다. 이질적인 미국의 주류사회 속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이민생활에서 느끼는 허탈감과 자존감을 교회가 채워준다. 한인사회 행사의 대부분이 교회행사이며, 신문 광고의 많은 부분이 기독교 활동 광고이다.

이민생활에서 힘든 노동으로 번 돈으로 하늘에서 이룩한 공의로운 세상을 이 땅에서 확장하기 위해 정성으로 교회에 헌금하는 것을 다수의 목회자는 모르는 듯 그들의 행사는 화려하고 요란하다. 하나님을 닮은 긍휼한 마음은 어디로 간 것인지 찾을 수가 없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인 겸손의 부재이다.

우리는 거룩한 위선의 가면을 쓰고 있다. 너무 오래 그 가면을 쓰고 있으면 남이 나의 본 얼굴을 잊을 것이요 나 또한 자신의 얼굴을 잊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를 창조한 하나님조차 가면 쓴 우리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아닐까 은근히 저어된다.

<신응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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