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민 K 많은 시금치, 항응고제 부작용 유발
▶ 감초나 저염·무염 소금, 심부전치료제 약효 방해
스타틴 계열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할 때는 그레이프프루트(자몽) 주스와 함께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콜레스테롤 약만이 아니다. 자몽주스는 의사 처방약이나 일반의약품(오버-더-카운터)약 모두 약물 흡수를 방해하거나 독성물질을 유발할 수도 있어 약 복용시에는 주의해야 한다. 꼭 자몽주스 뿐 아니라 약효를 방해하거나 부작용을 일으키는 요주의 식품들이 있다.
최근 미국 영양및 식이요법 학회 웹사이트(www.eatright.org)에는 약물 복용 시 주의해야 할 다섯 가지 식품들을 소개했다.
#자몽주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타틴 계열 약을 복용할 때 자몽주스를 함께 마시면 약의 간대사가 억제돼 혈중 약물 농도가 높아져 부작용 우려가 있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스타틴 계열 약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있는 조코(Zocor), 리피터(Lipitor)를 복용할 때는 자몽주스 마시기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몽주스에는 ‘푸라노쿠마린’이란 성분이 들어 있는데, 특정 약 성분과 결합되면 대사가 방해돼 혈중 흡수율을 증가시키거나 낮춰 부작용 우려를 높인다.
그렇다고 모든 약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혈압약 중에서도 칼슘 채널 차단제로 혈압을 낮추는 프로카디아(Procardia), Adalat CC 를 복용할 때도 자몽주스는 피한다.
또한 항히스타민제 중 알레그라(Allegra), 장기 이식후 쓰이는 거부 반응 억제제 중에서 샌디문(Sandimmune), 네오랄(Neoral), 항불안제(buspirone),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제제인 브데소나이드(브랜드명 Entocort EC, Uceris), 부정맥 치료제인 아미오다론(브랜드명Pacerone, Nexterone), 갑상선 호르몬 대체약물, 경구 피임약, 기침약 텍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 등을 복용할 때는 자몽주스를 피하거나 하루 250 ml 이상 마시지 않는다.
참고로 자몽주스와 달리 오렌지 주스나 다른 감귤류 주스에는 ‘푸라노쿠마린’ 성분이 들어 있지 않다. 다만 오렌지 품종 중에 세빌(Seville) 오렌지 자몽과 비슷한 과인 포멜로(pomelo)에는 자몽에 들어 있는 ‘푸라노쿠마린’ 성분이 들어 있다.
#녹색잎 채소항응고제로 알려진 쿠마딘(와파린)은 심정맥혈전증, 심방세동, 폐동맥색전증 예방 및 치료제로 쓰인다. 혈전 형성 예방 효과가 있으며 심장 및 혈관 관련 질환이 있거나 수술 후 혈전 형성 위험이 높으면 복용하게 된다.
하지만 시금치 등 녹색잎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 K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혈전 형성을 예방하는 와파린의 항응고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물론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녹색잎 채소 섭취를 피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녹색잎 채소 섭취가 주는 건강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적당한 양을 일정하게 섭취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 섭취량이 대폭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약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비교적 최근 나온 새로운 항응고제들은 비타민 K 문제를 개선한 약들도 나와 있으므로 주치의에게 문의한다.
#천연 블랙 리코리스(감초)블랙 리코리스를 만드는 성분이기도 한 감초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거나 일부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칼륨 배출이 늘어나 인체는 칼륨 부족 상태가 되고, 체내 염분의 정체는 증가된다. 감초를 심부전 치료제인 디곡신과 함께 복용하면 체내 칼륨 부족 상태로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지나친 감초 섭취는 고혈압 효능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와파린을 복용하는 경우도 감초 섭취는 약효를 방해해 혈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약들을 복용할 때는 지나친 감초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한편 쫀득한 맛의 블랙 리코리스 스낵은 약 효능을 방해할 정도로 감초가 들어 있지는 않다.
#저염 또는 무염 소금소금 대용품(salt substitutes)로 나온 저염 또는 무염 소금은 나트륨 함량은 낮추고, 염화칼륨이 들어 있는 제품들이 있는데, 심부전 치료제 디곡신 또는 고혈압 치료제 ACE억제제를 복용하면 섭취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저염 또는 무염소금 섭취는 칼륨 섭취를 과다하게 증가시켜 디곡신 효능은 떨어뜨릴 수 있으며, 심장 마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ACE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칼륨을 증가시켜 혈중 칼륨 수치가 크게 증가해 부작용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도 칼륨 함량이 높은 대체 소금 사용은 주치의에게 문의해야 한다.
저염 또는 무염 소금을 안심하고 사용하기 보다는 음식은 전체적으로 싱겁게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
#티라민 함유 식품아미노산인 티라민 성분의 혈중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 수축과 팽창을 촉진해 혈압이 상승한다. 모노아민 옥시다아제 억제제(MAOIs)는 우울증, 혈압 강하, 파킨슨병에 처방되는데, 티라민 성분이 강한 음식과 함께 섭취되면 티라민 성분이 약물 작용을 방해해 혈압이 상승될 수 있다.
티라민 함유가 높은 음식으로는 초콜릿, 숙성된 치즈류, 훈제됐거나 발효된 고기류, 핫도그, 가공육류, 발효된 콩 식품, 발효 맥주 등이 있다.
건강보조제라도 주 성분 꼭 확인해야■ 약 복용시 식품 주의는
- 약을 처방 받을 때 복용하게 되는 약에 대해 주의해야 하는 식품이나 음료는 없는지 의사나 약사에게 꼭 문의한다. 특히 자몽주스를 마셔도 되는지 확인한다.
- 약품 라벨을 확인할 때 작은 글씨로 적힌 주의사항도 모두 확인한다.
- 일반의약품(OTC) 라벨도 꼭 읽어본다.
- 약은 건강보조제라도 물 한잔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약 복용 중에는 금주한다.
- 식품과도 같다고 하는 각종 건강보조제를 현재 복용 중인 약물과 함께 복용할 때 건강보조제의 주 성분이 무엇인지 꼭 확인한다.
<
정이온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