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또 다른 ‘뉴욕’… 금융·문화·예술의 도시

2019-01-18 (금)
작게 크게

▶ 캘리포니아 대표 도시, 샌프란시스코

또 다른 ‘뉴욕’… 금융·문화·예술의 도시

골든 게이트 브릿지는 샌프란시스코 하늘을 가로지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미 서부의 ‘월스트릿’ ‘뉴욕’으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는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금융, 문화, 예술의 수도다. 관용의 메시지가 거리마다 가득한 이 도시에서는 누구나 인종, 국적, 성별, 종교에 상관없이 서로의 차이점과 삶의 다양성을 포용하고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지를 느낄 수 있다. 거기에 3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있어 남가주와는 전혀 다른 해안선과 언덕이 조화를 이룬 도심 풍광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혹적이며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굳이 운전을 하지 않고도 여행할 수 있는 미국에서 보기 드문 도시이기도 하다. 케이블카가 종을 울리며 오르내리는 언덕, 잔잔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알카트라스(Alcatraz)섬, 세계 게이들의 수도 카스트로(Castro) 지구,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는 파이낸셜 디스트릭(Financial District),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차이나타운과 일본타운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한 도시로의 여행계획을 세워보자.

▧ 샌프란시스코 오버뷰

바람과 구름이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는 맑았다가도 흐려지고 이내 비, 강풍, 안개가 밀려오는 등 변덕스런 날씨로도 유명하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가 자주 출몰하는 여름철과 달리 겨울철은 안개 대신 비가 간혹 내리며 대적으로 온화한 해양성 기후를 보인다.


비교적 좁은 면적에 주요 볼거리가 모여 있어 자동차 대신 도보, 케이블카나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일단 주요 관광 포인트를 돌아보고 이후 도심 주위로 수십여 곳의 크고 작은 지구(디스트릭·district)에서의 거리 문화를 탐방하는 것이 좋다.

취향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북쪽나파, 소노마 카운티의 와이너리 투어, 미션 디스트릭에서의 미식과 커피 투어, 골든게이트 팍와 시빅센터 부근의 박물관 미술관을 돌아보는 투어계획을 미리 세우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매주 도심 곳곳에서 거리축제가 열린다. 차이니스 설축제,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퍼레이드, 일본 벚꽃축제(Cherry Blossom Festival), 베이 투 브레이커스(Bay to Breakers), 재즈 페스티벌(SF Jazz Festival), 게이 퍼레이드인 프라이드 기념 퍼레이드(Pride Celebration Pride), 필모어 재즈 페스티벌(Fillmore Jazz Festival)등이 치러지며 축제를 통해 문화, 예술의 도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 차이나타운

샌프란시스코의 중심가인 유니언스퀘어(Union Square)에서 3블락, 도보 10분 거리인 그랜트 애비뉴&부시 스트릿 코너에는 차이나타운의 시작지점을 알리는 1970년에 세워진 드래건 게이트란 누문이 자리한다.

누문은 암수 한 쌍의 사자상과 황금용상 2마리가 지키고 있다. 현판에는 중화민국을 수립한 중국의 위대한 혁명가 쑨원의 구호였던 ‘천하위공·天下爲公’ (만인은 평등하다)가 새겨져 있다.

골드러시 이후 1850년대 중국 광동성을 출발한 중국인 3만여명이 샌프란시스코를 도착, 상점과 약재상을 차리면서 차이나타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오늘날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은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도심 8블락에 걸쳐 있으며 약 8만명의 중국인이 거주한다.


그 중 일부는 중국에서 건너온 신규 이민자들로 여러 단체에 가입하여 영어, 요리기술을 익혀 미국 전역으로 뻗어나가게 되는데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은 이런 이민자들이거쳐 가는 ‘인큐베이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차이나타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거리였으나 1989년 로마 프리에타 지진으로 베이 근교와 차이나타운을 연결하던 도심 고가도로가 파괴되고 철거되면서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게 됐고 그동안 대를 물려 운영하던 대형 중식당들이 폐업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백 곳의 중식당에서 다양한 중국 본토요리를 선보이며 샌프란시스코 기념품(엽서, 셔츠 등)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잡화점, 중국식 베이커리,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중국 전통차 전문점 등이 성업 중이다.

차이나타운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워킹투어, 미식투어, 고스트투어 등 전문 투어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차이나타운을 찾는 방문자 수가 조금씩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그 가운데 미식 투어의 경우 우롱차, 녹차 전문점에서의 시음과 레스토랑의 샘플 음식을 맛보게 되며 점궤가 들어 있는 포천쿠키 제조공장을 방문하는 순서로 치러진다.

특히 오후 7시에 시작되는 고스트투어의 경우 중국인 현지 가이드의 인솔 아래 차이나타운 골목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매 포인트마다 영혼을 달래고 악령을 쫓아내는 콩알 탄을 바닥에 뿌리는 이벤트를 치른다.

▧ 차이나타운 설날 페스티벌 & 퍼레이드

아시아권을 제외한 최대의 설날 퍼레이드이자 국제 축제이벤트협회(IFEA) 선정 세계 10대 퍼레이드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 설 퍼레이드는 1860년대, 골드러시 시절부터 치러진 퍼레이드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설날 퍼레이드에는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베이 지역의 중국계, 아시아 커뮤니티에서 출전한 100여개 팀이 참가한다. 중국계 미국인인 샌프란시스코 현직 시장에서부터 정치인, 영화배우, 미스 차이나타운 등 유명인이 기업이 후원하는 꽃차나 앤틱 자동차에 올라 퍼레이드의 시작을 알리며 부와 행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꽁시 파차이’, ‘꽁 헤이 팻초이’ (광동어)라는 덕담을 퍼레이드 도중 관중에게 건넨다.

# 여행팁

비싼 숙박비로 악명이 높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머물 수 있는 차이나타운 내 그랜트 플라자 호텔(www.grantplaza.com)과 홍콩, 광동성의 가정식을저렴하게 제공하는 유토피아 카페(Utopia Cafe, 139 Waverly Place)에서 식사를 해결하면 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