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략으로 호랑이도 물리치는 영특한 동물”

2019-01-04 (금) 12:00:00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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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에서 보는 기해년 ‘돼지’

“지략으로 호랑이도 물리치는 영특한 동물”

풍요와 건강을 상징하는 돼지는 종교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연합>

60년 만에 돌아온 기해년 황금 돼지띠의 해를 맞아 ‘돼지’란 동물을 놓고 각계의 다양하고 재미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돼지는 다산의 상징이자 재물을 안겨주는 행운과 부의 상징으로도 주목 받아 왔고 특히 동양문화권에서는 땅의 신에게 드리는 제사의 대표적인 희생 제물이기도 하다.

돼지를 불결한 동물로 규정짓는 종교로는 이슬람교와 유대교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이슬람교는 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돼지를 먹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거론하는 것조차 심히 꺼릴 정도다.

불교에서는 여러 경전에서 돼지를 비유로 삼은 이야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돼지가 똑똑한 동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미련하거나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상징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석가모니 부처의 전생의 생활을 묘사한 ‘본생담’은 사자와 한판 싸움을 앞둔 들돼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돼지를 영특하고 지략 있는 동물로 묘사하고 있다.

원시 불교의 교리를 설법한 네 가지 아함경 중 하나인 ‘중아함경’에는 호랑이를 물리친 돼지왕의 설화가 나온다. 불도수행의 길을 교리와 함께 제시하는 돼지왕은 탐욕보다는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고 배짱 있고 영특한 동물로 그려진다.

석가모니불의 열반을 중심으로 설한 불교 경전인 ‘대승열반경’과 한국 불교 계율의 기초를 이루는 경전인 ‘범망경보살계본’ 등에는 돼지를 기르거나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수마제녀경’에는 돼지를 천박한 동물로 언급했고, ‘나선비구경’이라고도 불리는 ‘밀린다왕문경’에서는 수행자의 마음가짐을 돼지의 비유로 일러주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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