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넘어지나 쓰러지지는 않는

2018-12-31 (월) 모니카 이 심리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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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나 쓰러지지는 않는

모니카 이 심리상담가

다시 오지 않을 2018년이 이제 마지막이다. 흐르는 세월이 떨어지는 공처럼 가속도가 붙는지, 매년 조금씩 빨리 가는 느낌이다. 12월31일 뜨는 해와 1월1일의 태양이 다르지 않겠지만, 마라톤을 달리는 인생 기차가 12달에 한번씩 중간역에 들러, 후회와 미련은 내리게 하고 새 소망과 꿈을 태우고 다시 1년을 달리게 됨이 감사하다.

‘2019년은 2018년 이 땅을 떠난 이가 간절히 원했던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겸허해지며 비장해진다.

살다보면 넘어지거나 실패하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다시 일어나는 힘을 심리학적 용어로 ‘회복탄력성 (resilience)’ 또는 ‘회복력’이라고 한다. ‘그릿(Grit):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의 더크워스 교수는 회복탄력성을 “역경·시련·실패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여겨서 더 높이 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 심각한 삶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다시 일어설 뿐만 아니라 더욱 풍부해지는 인간의 능력”이라고 말한다.


물체마다 탄성이 다르듯이 사람에 따라 탄성이 다르다. 역경으로 인해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도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다시 튀어 오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원래 있었던 위치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많은 위인들을 열거하지 않아도 아픔과 실패로 한때 넘어졌던 사람이, 그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한 후 더욱 단단해지고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성숙해진 사람들을 주위에서 종종 본다. 상담사인 나는 그 사람들을 다시 일어나게 하는 그 힘이 무얼까 늘 궁금하다.

공이 잘 튀어 오르기 위해서는 공 안에 충분한 공기가 필요하듯, 고난 중에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 연구와 방법들이 있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특효약 한 가지를 소개한다.

그것은 뇌의 긍정성을 습관화 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뇌에 생긴 부정적 회로를 약화시키고 긍정적인 뇌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바로 알아차리고, 긍정적인 면을 찾는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긍정의 뇌를 만드는 묘약이 바로 ‘어떤 상황에서든 감사할 것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이나 상황이 나의 행 불행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행복의 자동 온도 조절장치’가 있어서 복권이 당첨된 사람이나 큰 실패나 엄청 큰 사고를 당한 사람이나, 일시적으로는 큰 행복과 엄청난 불행을 느끼지만 일정 기간 후에는 다시 예전의 행복지수로 돌아간다는 걸 심리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


나의 행복과 불행은 내게 일어난 사건이나 역경 자체가 아니라, 그 것에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믿어주고 그의 강점을 일깨워주고 지지와 격려를 보낼 때, 스스로 내면의 힘과 용기가 생겨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바로 이 것이 자녀들과 가족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 아닐까?

해가 구름을 가려도 여전히 해는 구름 뒤에서 빛나고 있다. 세상이 나를 믿어주지 않을 때에도 내가 내 안의 힘을 믿고 희망을 놓치 않을 때, 때론 넘어지나 아주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깊이 체험하고 배운 지난 한해였다.

평소에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새해에는 평범한 일상에 숨어있는 감사의 보석들을 더 자주 채굴하게 되길 소망한다.

<모니카 이 심리상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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