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넷 시대 가짜뉴스

2018-12-28 (금) 한영국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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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는 정치계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동상을 제작해 백악관에 영구 전시할 음모를 꾸몄다고 의심받았고, 트럼프는 선거캠페인에서 나치문양의 로고를 썼다고 뒤집어썼다. 모두 거짓이다.

연예인들 중에는 죽었다는 뉴스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고, 우피 골드버그처럼 전쟁미망인을 조롱하며 울렸다는 가짜뉴스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2016년 봄 LA의 수돗물이 처방약 성분으로 오염됐다는 뉴스가 떴을 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정수기를 달았다.

또한 버몬트 주의 전기회사 컴퓨터 시스템을 소련이 해킹해 전국 시스템을 장악하려 했다는 뉴스가 워싱턴 포스트 지에 실렸다. 후에 이 신문사는 사과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포스트 지에서는 이밖에도 재넷 쿡이라는 여기자가 8세 아이의 마약중독 사례를 소개해 퓰리처상까지 거머쥐었으나 나중에 거짓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뒷수습에 신문사가 곤혹을 치렀다. 모든 가짜뉴스는 이렇게 쇼킹하고 부정적인 내용일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끈다.

인터넷 시대의 가짜뉴스는 빠르게, 힘 안들이고, 무료로 전파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클릭해 본다는 점에 있다. 제목만 보고 충분히 쇼킹하면서 내가 싫어하는 상대를 다루고 있으면 클릭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안 본다는 얘기다.

입맛대로 골라보는 행동 패턴은 자신의 잘못된 견해를 수정할 기회를 잃게 하는 동시에 자신의 신념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니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조정의 기회는 사라진다.

현재 많이 쓰는 믿을 만한 팩트첵크 사이트는 Snopes, PolitiFact, Washington Post’s Fact Checker 등이다. FactCheck.org 등에서도 구별하는 방법을 교육한다. 이래저래 똑똑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세상이다.

<한영국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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