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페이먼트와 이자도 낮추는 ‘일석이조’ 효과

2018-11-29 (목)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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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료 들어가지만 융자기관마다 액수 제각각

▶ 난이도 측면에서 보면 리파이낸싱보다는 쉬워

페이먼트와 이자도 낮추는 ‘일석이조’ 효과

모기지 리캐스팅은 모기지 원금의 일정부분을 미리 갚아 매달 내는 페이먼트를 줄이고 이자율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이다. [AP]

‘모기지 리캐스팅’(recasting)이란 무엇이고, 왜 해야 하는가? 현재 내고 있는 모기지 월 페이먼트 부담을 낮추고 싶은 홈 오너라면 모기지 리캐스팅을 고려해 볼 만 하다. ‘재분할 상환’(re-amortization)으로도 알려진 개념으로 페이먼트 부담을 낮춘다는 최종적인 효과는 같지만 리파이낸싱과는 다르다. 즉, 모기지를 받고 상환하기 시작한 뒤 일정 원금을 한꺼번에 미리 갚아 매달 내는 페이먼트를 줄이면서 기존의 이자율이나 대출 기간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떻게 작동하는가

우선 홈 오너는 상당한 금액의 원금을 갚아야 한다. 모기지 렌더들은 통상 최소한 5,000달러 이상을 한꺼번에 상환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줄어든 원금은 새롭게 분할 상환되는 셈으로 매달 내는 금액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수수료가 들어가는데 렌더마다 그 정도는 다르다. 다만 수백달러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리캐스팅을 하면 월 페이먼트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출 기간 내내 갚아야 하는 이자까지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30년만기 20만달러를 5% 이자율로 빌렸다고 가정해보면 월 페이먼트는 약 1,200달러 선이다. 그런데 한두 달 뒤 5만달러를 들여 리캐스트를 한다면 250달러의 수수료가 필요하지만 월 페이먼트를 약 300달러 아끼면서 30년간 3만5,000달러의 이자를 아낄 수 있게 된다. 당연히 절약한 이자로 다른 투자를 할 수도 있는데 기억할 것은 리캐스팅은 애초에 정한 대출 기간은 절대로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리캐스팅 자격과 유용성

지금보다 줄어들 월 페이먼트에 흥분하기 전에 본인의 모기지 렌더가 리캐스팅을 제공하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 리캐스팅은 취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인데 간혹 처음 광고했던 것과 다른 경우도 많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나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은 대부분 리캐스팅을 취급한다. 다만 이들 은행에서 받은 모기지를 포함해 모든 대출이 리캐스팅 대상인 것은 아니다. 연방 주택국(FHA) 론이나 연방 보훈청(VA) 론은 리캐스팅 제도가 없다.

■리캐스팅이냐, 리파이낸싱이냐

리캐스팅과 리파이낸싱은 큰 차이점이 있지만 둘 다 대출을 받은 입장에서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란 사실은 같다.


난이도 차원에서 리캐스팅은 리파이낸싱보다 쉬운데 오직 낮은 월 페이먼트를 받기 위해 한 번에 갚을 목돈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리캐스팅을 하면 기존 대출은 유지되지만 분할상환 금액은 조정이 된다. 리파이낸싱과 달리 리캐스팅을 한다고 이자율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만약 현재 모기지 이자율이 이미 낮은데 시장 금리는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면 리파이낸싱을 했을 때 오히려 이자율이 높아지는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리파이낸싱을 달리 말해 클로징 비용과 감정 수수료 등의 모든 비용을 갚고 새로운 모기지 대출을 받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새로운 대출은 기존 대출금을 갚는데 쓰이고 대출을 받은 사람은 새로운 이자율의 새로운 모기지를 갖게 되는 셈이다.

대출자들은 통상적으로 더 낮은 이자율을 원하거나 또는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길 원할 때 리파이낸싱을 선택한다. 따라서 이미 고정금리 대출을 낮은 이자율로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 리파이낸싱이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 반대로 이미 낮은 이자율로 30년만기 고정금리 모기지를 갖고 있는데 월 페이먼트를 낮추고 싶다면 리캐스팅을 고려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모기지 리캐스팅의 혜택

만약 당장 대출 원금을 갚을 목돈이 있다면 절차가 간소하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은 리캐스팅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여기 현재 모기지를 리캐스팅 해야 할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우선 한 번에 목돈으로 원금을 갚으면 이후 갚아야 할 월 페이먼트가 낮아진다는 점이다. 새로운 대출을 받기 위한 새로운 승인을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 만약 현재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다면 해당 이자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리캐스팅의 문제점들

리캐스팅이 지난 가장 큰 재정적인 문제점은 목돈을 집에 쌓아 둘 에퀴티에 넣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리캐스팅을 다시 한 번 재고해 봐야할 이유들이 몇 가지 있다.

당초 약속했던 대출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첫 번째다.

또 기존 이자율도 그대로 유지되는데 만약 기존 금리가 낮지 않다면 새로운 이자율 인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가지고 있던 뭉칫돈이 집에 쌓이는 에퀴티로 묶이게 된다.

수백달러 수준이지만 렌더에게 수수료도 줘야 한다. 요즘처럼 상대적으로 모기지 금리가 낮고 주택시장의 매수세가 강한 상황이라면 리캐스팅은 이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리캐스팅의 대안들

리캐스팅을 하는 주된 목적은 월 페이먼트를 낮추기 위함이다.

그런데 목돈이 필요하다는 단서가 필요한데 이와 관련해 ‘캐런티드 레이트’의 빌 레이먼 부사장은 그 목돈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즉, 집에 쌓아두는 에퀴티로 묶어 두고 월 페이먼트를 낮췄다고 자위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먼 부사장은 “은행의 양도성 예금증서(CD)에만 가입해도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며 “기한이 지나면 현금처럼 이용할 수도 있는데 주식이나 채권도 마찬가지로 시장 상황에 따라 집에 묻어두는 것보다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학자금 대출이나 자동차 페이먼트 등 이자율이 높은 부채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엑스트라로 원금 페이먼트를 더 해서 전체적인 이자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한 번에 내는 페이먼트를 낮출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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