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리운 안수산 여사님

2018-11-17 (토) 이창수 대한인국민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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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습니다. 안수산 여사님! 리버사이드 도산선생 동상건립 개막식 때 뵈었던 화사한 여사님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더욱 그리워졌습니다. “제임스, 내게 소원이 하나있네. 아버지 기념일을 성대히 기려주길 바라네.” 15년 전인 2003년 열린 도산선생 탄신 125주년 기념식과 제90차 흥사단 미주대회에 참석하셔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여사님의 소원을 이뤄드리지 못해 저의 부족함을 탓하며 늘 죄송한 마음으로 지내왔습니다.

엊그제 11월9일. 도산선생 탄신 140주년을 맞아 여사님께서 그토록 고대하셨던 성대한 기념식을 훌륭하고 뜻 깊게 가졌습니다. 캘리포니아 의회에서 도산선생의 생신을 ‘도산 안창호의 날’로 제정해 주었습니다. 이번에 가진 기념행사는 도산선생과 관계를 맺고 있는 흥사단, 대한인국민회, 도산 안창호선생 기념사업회 등 3개의 단체가 중심이 되어 준비했습니다.

15년 전에는 본국과 미주 전역에서 모인 흥사단 단우들이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LA지역 인근의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었습니다. 평소부터 도산선생을 따르는 모든 분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싶었다던 홍명기 회장님께서 호스트가 되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다양하고 알찬 내용의 기념행사를 가지려합니다. 향후 연방의회에서도 ‘도산 안창호의 날’을 제정토록 노력할 것이고, 도산선생의 정신과 가르침이 우리들만의 울타리를 넘어 미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쓸 것입니다.

지난달 10월26일부터 28일까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제105차 흥사단 미주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곳은 도산선생과 관련해 아주 뜻 깊은 곳이죠.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에 새겨놓은 도산선생의 두 발자국은 도산선생 일생의 발자취를 연상시킵니다. 도산선생은 리버사이드 시청 앞 광장과 킹 목사 기념관에 인도의 성인 간디, 그리고 인권운동가 킹 목사와 나란히 하고 계십니다. 그만큼 도산선생은 우리들의 긍지와 자부심입니다.

오늘날 극심하게 분열된 우리사회 속에서 도산선생이 더없이 그리워집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실까 상상해봅니다. 아마도 이렇게 말씀 하실 것 같습니다. “먼저 내가 디디고 있는 이 땅에 참 주인이 되라. 스스로 인물이 되기 위한 공부에 게으르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당부도 덧붙이시겠죠. “2040년도가 되면 세계를 선도할 4대 강국의 하나로 한국이 지목받고 있다. 교육열, 총명함, 열정, 그리고 신앙심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진정 일류국가 일등국민으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도덕적으로, 그리고 인격적으로도 성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흥사단 운동이 새롭게 거듭나고 힘차게 전개되어야 한다.”

찾아뵈올 때마다 “How are you? Miss Susan!“이라고 인사드리면 ”나 미스 아니야. 할머니야. 놀리지 마. 하는 일은 어때”라며 환하게 웃으시며 맞아주시던 표정이 생생합니다. 지금도 눈앞에 여사님의 해맑은 웃음이 아른거리고 귓가에 여사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여사님은 “피안도 고집 어디 가갔어”‘라며 작은 원망도 늘어놓으셨지만 항상 아버지의 위대함을 기억하고 간직하셨습니다. 도산선생과 여사님의 바람과 당부대로 흥사단 정신을 널리 선양하는 데 더욱 힘쓰겠습니다. 염려마시고 평안히 잠드소서.

<이창수 대한인국민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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