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 부실대출 크게 증가 1억6천만달러

2018-11-15 (목)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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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새 11.1% 껑충… 부실대출 비율은 0.71%

▶ 기준금리 올라 기업·SBA론 연체 증가 비상

한인은행 부실대출 크게 증가 1억6천만달러
한인은행들의 부실 대출 규모가 지난 1년간 빠르게 증가하면서 총 규모가 1억6,000만달러를 넘는 등 여신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연방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에 변동이자의 적용을 받는 SBA론과 기업대출, 건축론 등의 부실 증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9개 한인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2018년 9월30일) 현재 부실 대출 총액(30일~89일 연체, 90일 이상 연체, 무수익 여신 포함)은 1억6,175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17년 3분기의 1억4,563만달러에 비해 1년 만에 11.1%(1,612만달러)나 급등한 수치이다. <도표 참조>

올 3분기 현재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페이먼트가 들어오지 않는 악성 무수익 여신 규모가 전체의 67.2%인 1억862만달러로 가장 많고 ▲30~89일 연체 규모가 전체의 22.4%인 3,617만달러 ▲90일 이상 연체 규모가 전체의 10.5%인 1,696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1년 전인 2017년 3분기와 비교하면 30~89일 연체 규모는 29.1%(815만달러)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무수익 여신 규모는 12.4%(1,201만달러) 늘었다. 반면 90일 이상 연체 규모는 19.2%(403만달러) 감소했다. 또한 부실 대출 회계처리 과정의 마지막 절차로,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실 처리(charge-off)한 대출 규모는 808만달러에 달했으나 2017년 3분기의 1,208만달러에 비해서는 33.1%(400만달러) 감소했다.

총 대출 대비 총 부실 대출 규모를 나눈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18년 3분기 현재 0.71%로 2017년 3분기의 0.69%에 비해 0.02%포인트 상승했다.

9개 한인은행 중에서는 자산 규모 기준 1위와 2위 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 오픈뱅크와 US 메트로 등 4개 은행의 부실대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반면 우리 아메리카, 퍼시픽 시티, 신한 아메리카, CBB, 유니티 등 5개 은행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뱅크 오브 호프의 부실 대출 규모가 2017년 3분기의 1억481만달러에서 2018년 3분기에는 1억2,174만달러로 16.1%(1,692만달러)나 급등했다. 또 뱅크 오프 호프의 부실대출 규모는 9개 한인은행 전체 부실 대출 규모의 4분의 3에 달하는 75.3%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한미은행의 부실대출 규모가 2,518만달러로 전체의 15.6%를 차지하며 두 번째로 많았다. 한미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도 지난 1년 사이 20.9% (436만달러) 급등했다. 우리 아메리카(511만달러), 신한 아메리카(307만달러), 퍼시픽 시티(235만달러), 오픈(190만달러), CBB(162만달러), US 메트로(70만달러), 유니티(8만달러) 순이다.

부실 대출은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자산 건전성 악화는 물론 은행 생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FDIC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연방·주 감독당국이 은행 감사 때 가장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부문이다. 통상 총 대출 대비 부실 대출 비율이 1%를 근접하거나 넘어가면 감독국의 감사가 한층 강화된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실 대출의 가장 큰 부분은 부동산 대출이며 이어 기업 대출과 SBA 대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2년간 연방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이자 상승으로 변동 금리 적용을 받는 기업 대출과 건축론, SBA 대출의 연체가 늘고 있어 한인 은행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08년~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 때 4%를 훌쩍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인 은행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한인 은행권 대출의 경우 ▲아직도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의 70~80%에 달하는 등 편중 현상이 심각하고 ▲부동산과 건설 대출의 경우 여신 규모가 커 부실화 될 경우 위험요소가 더 높으며 ▲기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율 상승에 따라 론 페이먼트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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