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만증세의 미군

2018-10-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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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해는 2004년이다. 그러니까 올해로 만 15년이 되고 있다. 그 전쟁은 그러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나. 전황은 상당히 비관적이다.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 해 10억 정도로 추산됐던 전 세계의 과체중 인구는 해마다 늘어 2014년에는 20억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2017년 현재 전 세계인구의 30%, 22억여 명이 과체중이나 비만과 관련된 건강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하는 말이다.

비만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만의 고민이 아니다. 전 세계적 현상으로 21세기의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 신종 전염병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심각히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전직 고위 장교 600여명이 모여 구성된 비영리단체 ‘임전태세’(Mission: Readiness)의 경고다.

한동안 ‘비만 바이러스 청정지대’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 미군 병영에도 비만이란 신종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다는 거다. 밀리터리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군 병사는 13명 중 1명꼴(7.8%)로 과체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난 것.

미국에 따라붙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 중의 하나는 ‘세계 1위의 비만국가’란 이름이다. 미국의 성인인구의 70% 이상이 과체중, 혹은 비만증세를 보이고 있어 이 부문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군 병사들의 비만율은 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병사들의 비만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2001년에는 단지 1.6%, 60명에 1명 꼴이었던 것에 비해 그 비율은 현저히 높아진 것이다.

무엇이 병사들의 비만을 불러오고 있나. 명확한 답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앉아서 비디오게임을 즐기고 소셜 미디어에 몰두해 있다. 그런 밀레니얼(1980~2000년 출생)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 그 하나다.

하루에 4~5 차례의 급식도 오케이다. 게다가 햄버거에서 케이크, 프렌치프라이 등 먹을 것이 넘쳐난다. 그런 곳이 미군병영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 또 다른 추측이다.
늘고 있는 뚱보 병사 - 이 문제는 더 심화되면 심화됐지 조기해결의 가망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미군이 안고 있는 문제다.

그 주된 이유는 미래의 미군용사가 될 10대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건강하지 못한데서 찾아진다.


악시오스지에 따르면 미국의 10대 가운데 30% 이상은 군복무에 부적격자로 판명되고 있다는 것. 다름 아닌 높은 비만율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군 입대자원자 중 75%는 부적격 판정과 함께 입영이 거부되는 것이 현실이다.

선택된 25%도 체력이 말이 아니다. 과반수가 기초 체력검사를 통과하지 못한다. 그리고 비만증세로 전역되는 병사도 해마다 늘고 있다.

“청소년기의 건강한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은 미국의 안보와 직결된다.”
비영리단체 ‘임전태세’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그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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