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가 선택한 가족

2018-10-16 (화) 정지현 / UC버클리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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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유학을 하게 된 지 햇수로 5년째가 되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엄마는 ‘친구는 내가 선택한 가족이니 좋은 사람이 되어 더 넓은 세상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라’고 말씀해주셨다. 낯을 많이 가리고 겁이 많은 탓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다니지 못했지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스쳐 지나갔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이곳에 혼자 와서 인간관계로 인해 마음앓이를 하기도, 또 그들 덕분에 외롭지만은 않은 든든한 유학생활을 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을 거쳐 이곳에서 만난, 내가 선택한 가족인 친구들이 내 곁에 있다.

타지에서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알아준다는 것은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는 사람을 믿어준, 지금까지도 나에게 가장 힘이 돼주는 고마운 친구들이 있다. 또 하나 감사한 것은 가장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너무 어리지도, 또 너무 많지도 않은 나이에 인간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것은 내 성장과 성숙에 큰 도움이 됐다.

나 또한 내 친구들이 그러했듯 사람을 진심으로 알기 전까지 다른 사람들의 말로 판단하지 않고 친구들이 나에게 그러했듯 나 또한 그들에게 가족 같은 친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정지현 / UC버클리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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