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종신부로 사목활동 병행 중인 조민현 신부
▶ 천주교 군인비해 사제 부족…젊은이들과 함께 하고자 지원
매달 한 차례씩 병사훈련에 참가 미사도 집전
평소에는 성스러운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지만 매월 한 차례씩 철모와 군복을 착용하고 야전에서 뒹굴며 아들(?)뻘 되는 군인과 지휘관들의 영적 참모 역할을 맡고 있는 한인 신부가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있는 성미카엘 성당 한인공동체의 조민현 요셉(사진) 주임신부.
1년 전 군종신부가 된 조 신부는 현재 커네티컷의 제395전투지원대대 소속으로 매달 한 차례씩 병사훈련에 참가하고 군대 미사도 집전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는 내달 16일까지 한 달간 사우스캐롤라이나 포트 잭슨에서 군종신부 훈련을 받는 중이다.
소속 부대 대대장보다 나이가 많은 올해 54세의 조 신부가 뒤늦게 군종신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조 신부는 최근 본보와 인터뷰에서 “미 육군의 3분의1이 천주교 신자인데 가톨릭 사제 숫자가 현재 70여명에도 못 미칠 만큼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젊은이들과 함께 하고자 지원했다”고 말했다.
군종신부가 워낙 부족하다보니 신부는 나이 제한 없이 받아들이고 있어 50대의 나이에도 가능할 수 있었다고.
조 신부는 “군종신부의 주된 사명은 병사들과 아픔과 기쁨, 힘들고 좋은 것을 모두 함께 나누는 것이다. 부대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정신적․영적인 참모 역할을 한다”며 “신부들은 본래 ‘함께 하는 삶’을 훈련받고 살아왔기에 병사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들뻘인 병사들의 총을 대신 들어주거나 취사장에 짐을 나르기도 하고 창고정리와 운동까지 같이 하면서 그들의 고백성사와 상담을 듣고 미사도 집전하는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톨릭신학대학을 졸업한 후 20사단 통신대대에서 근무하다 육군 병장으로 제대한 조 신부는 “한국 군대 경험과 비교돼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있고 보람차다”며 “육군 대령으로 예편하신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캡틴 계급장을 단 제 모습을 참으로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신부는 “병사의 상당수가 돈 때문에 입대한 가난한 집안 출신이다. 희망과 기회를 찾으려 입대한 어린 병사들이 서로를 돌보며 전우애를 키우는 것을 보면 내가 더 큰 감동을 받는다”며 “때론 신부들의 공동체보다 더 끈끈하고 의리가 있다”고 고백했다.
“병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군종신부가 되고 싶다”는 조 신부는 뉴저지의 시튼홀 이매큘렛 신학교를 졸업하고 1999년 신부가 됐다.
뉴욕가톨릭방송(KCB)의 지도신부이며 호호커스의 성루카 성당과 오렌지의 성김대건성당을 거쳐 2012년 성미카엘성당에 부임한지 7년이 됐다.
조 신부는 “성미카엘성당은 ‘한 지붕 세 가족’이지만 평화롭고 은혜롭게 사랑하며 살고 있다. 다문화 교회로서 미래 미국교회내 한국교회의 지표를 보여주는 좋은 교회”라고 자부했다.
<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