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중독성 있는 마약으로 터부시됐던 마리화나가 일상생활 속으로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일부 주에서 의료용에 이어 기호용까지 허용되더니 이제는 다양한 제품의 형태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추세는 마리화나 성분의 음료 개발과 출시다. 지난 3월 마리화나 성분이 함유된 탄산주스 ‘캘리포니아 드리밍’이 출시된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 최대 음료회사인 코카콜라가 마리화나 성분이 들어간 건강음료 개발을 검토 중이란 보도가 나왔다.
코카콜라는 마리화나 제조업체인 오로라 캐너버스와 함께 염증, 통증, 경련 등에 작용하는 CBD(캐너비디올) 성분의 건강음료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CBD는 마리화나 꽃이 피는 상단부나 잎에 함유된 성분으로 환각작용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마리화나 성분이긴 하지만 신경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코카콜라는 일단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공식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우리 뿐 아니라 많은 음료업체들이 CBD 시장을 보고 있다”고 덧붙여 내심 마음을 정했음을 암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침체에 빠진 전통음료 제조업체들에게 마리화나 음료는 새로운 시장으로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카콜라의 결정을 주목하게 되는 것은 이 기업이 지닌 위상 때문이다. 만약 마리화나 성분 음료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할 경우 시장판도뿐 아니라 마리화나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출시된 마리화나 성분 탄산음료인 ‘캘리포니아 드리밍’은 코카콜라가 검토 중인 음료와 달리 THC(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을 함유하고 있다. 병 당 함유량은 10mg으로 기분 상승제 역할을 한다. 일반 마리화나 한 개피에는 보통 130mg의 THC가 들어있다. 이 음료 10여병을 마시면 마리화나 한 개피를 피운 셈이 되는 것이다.
청량음료뿐 아니라 맥주기업들도 마리화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계적 맥주 브랜드인 ‘코로나’를 갖고 있는 ‘콘스털레이션’사는 최근 캐나다의 마리화나 제조업체 ‘캐노피 그로스’에 총 42억 달러를 투자했다. 마리화나가 포함된 무알콜 음료 출시를 겨냥한 것이다. 하이네켄의 수제맥주인 라구니타스는 이미 THC가 들어간 무알콜 음료를 내놓은바 있다.
마시는 음료뿐 아니라 먹고 바르는 제품들에까지 마리화나는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마리화나 캔디, 초콜릿, 커피처럼 먹을 수 있는 제품들에서부터 립밤, 로션, 향초 등에 이르기까지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마리화나 상용화의 봇물이 터지면서 시장 규모 또한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95억달러였던 마리화나 소비는 2022년 무려 3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에 대해 당연히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나온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끼칠 해악에 대한 우려가 높다. 미국인들의 3분의 2가 마리화나 합법화에 찬성하고 있다지만, 마리화나 피우는 동영상 때문에 회사주가가 폭락하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사례는 마리화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직은 뿌리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마리화나 사용이 연방법으로는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또 여전히 많은 주가 마리화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는 마리화나 성분의 제품을 소지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 그 어느 나라들보다 마리화나에 기겁하는 한국은 두말한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