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임목사 재신임·재정문제·설교표절 논란 등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의 제87차 정기노회가 열린 11일 한소망장로교회의 한 당회원 장로(왼쪽)가 행정전권위원회 파송을 반대하며 발언하고 있다.
한소망교회․하크네시야교회 등 교인간 갈등 장기화
팰리세이드교회도 재정관리 부실로 차압 직면 술렁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대형교회들이 또 다시 줄줄이 휘청거리고 있다.
화합과 일치는 뒤로 미뤄둔 채 내부에서 부딪히는 큰소리가 성전 밖으로 흘러나오면서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는 신세가 되고 있다.
최근 한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곳은 뉴저지의 한소망교회, 팰리세이드교회, 뉴저지초대교회, 뉴욕의 하크네시야교회, 퀸즈한인교회 등이 대표적이다.
크고 작은 문제를 떠안지 않은 교회는 없다지만 지도력을 발휘하며 교계를 이끌어 가야 할 역할의 대형교회들이 전혀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곳곳에서 안타까운 한숨만 터져 나오고 있다.
한소망교회는 올해 4월 김귀안 담임목사의 재신임을 부결<본보 4월17일자 A14면>시킨 교인들이 재정 문제와 부목사의 설교권 등을 놓고 매주 고성이 오가며 현재까지 끝없이 대립 중이다.
교회가 소속된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는 ‘7명의 당회원들이 극심한 갈등을 빚어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11일 뉴욕하은교회에서 열린 정기노회에서 결국 당회 해산 및 행정전권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
이날 한 당회원 장로는 임시당회장을 겸하는 행정전권위원회 파송을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며 임시당회장만 교체해 새로 파송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앞서 올 초 파송한 임시당회장 및 자문단의 보고를 토대로 이같이 결정한 노회는 이날 교회 내규가 교단 규례서가 정한 교회 행정의 기본 정신과 주요 조항들을 심각하게 위배하고 있다며 그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동시 결의했다.
노회 보고에는 교회가 매달 2만 달러씩 적자가 쌓여 8월 기준 7만여 달러의 수표가 발행되지 못하면서 재정 압박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의 팰리세이드교회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1월 말 김성민 담임목사가 갑작스레 목회관계를 해소한 이후 노회가 행정전권위원회를 파송했지만 그간 누적된 재정관리 부실로 직면한 차압 위기는 여전히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교회는 인근 부지를 매각해 위기를 타파할 계획을 세우고 법원에서 1년의 유예기간까지 받아냈지만 잠재적 바이어가 구매에 필요한 최소한의 절차도 밟지 않고 있어 기한만료인 2월까지는 손 놓고 기다려야 할 입장이다.
재정 논란과 더불어 당회원간의 신뢰 문제가 교회 운영과 행정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성도들이 떠나고 내적인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교회는 행정전권위원회가 부동산 문제만 전담하고 나머지는 새로 당회를 구성해 처리하게 해달라고 노회에 요구했다.
이에 노회원들은 부지 매각 여부에 따라 교회의 존폐가 달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도울 방법을 고민했으나 한 교회에 두 개의 당회가 존재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무산됐다.
퀸즈의 하크네시야교회도 현재 당회 없이 행정전권위원회로 운영되는 곳이다. 제2대 목사로 2014년 부임한 전광성 목사의 재신임을 둘러싸고 시작된 교인 갈등이 돈 문제와 더불어 최근에는 서머캠프 안전문제까지 확산되면서 장기화되고 있다.
퀸즈한인교회도 설교 표절 논란 후 두 차례의 청빙 투표 무산 과정에서 교인 갈등이 심화됐던 곳이며 이달 30일 3차 청빙 투표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위태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24명의 지원자 가운데 2명의 최종 후보를 놓고 23일 공청회가 예정돼 있으나 후보자 없이 청빙위원회에서 서면 질문만 받는다는 발표가 교인들의 불만을 키운데다 최종 후보 2명도 침례교, 하나님의 성회, 장로교, 감리교까지 혼합된 교단 배경을 갖고 있어 교인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곳곳의 작은 교회들이 겪는 나름의 갈등과 달리 대형교회들이 휘청거리면 그 파장은 더 클 수밖에 없기에 갈등을 빚고 있는 교회의 교인이나 지도자들의 보다 성숙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는 교계의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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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