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총기 박람회 연장’ 찬반 양론

2018-09-15 (토)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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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운티 페어, 내년 중단안 상정… 총기규제론자 “불허” 에 건쇼 “소송 불사”

‘총기 박람회 연장’ 찬반 양론

SD 카운티 페어에서 해마다 열린 웨스트 건 쇼 개최 계약 연장 여부를 놓고 찬반양론 이 대립하고 있다.

남가주 최대 야외 이벤트 중 하나인 샌디에고 카운티 페어가 지난 30년 동안 열려온 웨스트 총기 박람회(West Gun Show)를 내년부터는 열리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를 지지하는 측과 주최측간의 갈등이 점화됐다.

카운티 페어를 관장하고 있는 델마 페어 그라운드는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 2019년도부터 웨스턴 총기 박람회를 주관하고 있는 그로스로드 오브 웨스트 건 쇼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안건이 상정됐다.

델마 페어 그라운드 측은 지난 2월에 플로리다 주에서 일어난 총기사건으로 인해 17명이 사망하고, 3개월 후인 5월에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또 다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인해 10명이 사망하자 총기 박람회를 중단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7월로 예정된 총기박람회를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취소시킬 경우 법적 소송에 휘말릴 수 있어 당초 예정대로 행사가 열렸다.

우여곡절 끝에 카운티 페어에서 열린 총기 박람회에는 수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행사를 마쳤다.

당시 총기박람회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했던 한 고등학생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30여명이 희생당했고 이로 인해 여론이 연일 총기 규제 강화를 외쳤지만 막상 총기박람회는 이와는 상관없는 듯해 허탈하다”고 말했다.

당시 총기박람회에 참석했던 한인 이 모씨는 “정말 이런 총기들이 일반인들에게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화력을 지닌 총기들이 시중에 선보이는 것을 말로만 듣던 총기협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델마 페어 그라운드에서 내년부터는 총기박람회를 유치 계약 연장 안건이 상정되자 정부와 총기규제를 외치는 단체들 그리고 일반 시민들은 연장 계약 불허를 주장하는 집단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드와이트 워든 델마 시장은 “지역 사회에서 대규모 총기박람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우리들은 지난 2월과 5월에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고 한 후 “델마 페어 그라운드가 현명한 의사 결정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총기규제 민간단체인 네버 어게인 캘리포니아에서도 총기 박람회 재연장 불허를 촉구하고 나섰다.


네버 어게인 캘리포니아의 로즈 어게인 샤프 회장은 “지금까지 일어난 일련의 총기 난사 사건들은 모두 총기 박람회가 그 시작이라 봐도 무방하다”며 “총기는 사람을 죽이는 살상무기로 더 이상 지역사회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총기 박람회가 개최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와 시민단체들이 총기박람회 재연장 반대를 주장하는 가운데 (총기 박람회 측의) 홍보 및 변호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프로모티드 B & L 프로덕션(Promoted B and L Productionsp)측에서는 재연장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법적 소송도 검토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프로덕션의 트리프티 셰브런트 변호사는 “총기 구입과 사용, 그리고 사고 시 대처방법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은 바로 박람회”라며 “박람회가 음성적인 총기 구입을 양성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셰브런트 변호사는 “오는 2019년도에 카운티 페어에서 총기 박람회 개최를 위한 계약 재연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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