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 캘리포니아 현상

2018-09-11 (화)
작게 크게
골든 스테이트(Golden State) - 캘리포니아 주의 애칭이다. 어디서 비롯된 별명일까. 1848년 제임스 마셜이 캘리포니아에서 노다지, 금맥(金脈)을 발견했다. 이후 촉발된 사건이 골드러시(Gold rush)다.

황금을 찾아 너도 나도 캘리포니아로. 그래서 생긴 별명이 골든 스테이트라는 것.

반드시 황금만이 아니다. 기후가 쾌적하다. 그리고 경제력은 미국 내 50개주에서 항상 넘버 1 이다. 게다가 기회가 보장돼 있었다. 그 캘리포니아로 사람들은 몰려들었다.


No More. (더 이상 아니다)-레지스터지 보도다.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함께 월 스트리트가 붕괴상황을 맞았던 때가 2008년이다. 그러니까 올해로 꼭 10년 전의 일이다. 그 대불황(Great Recession)에서 미국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 한 해는 2010년이다.

그 2010년을 기점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상황이 발생한다. 타주로 인구가 대거 유출되는 현상이다. 아메리칸 커뮤니티 조사에 따르면 타주로의 인구 유출은 해마다 늘어 연 14만 명 선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구 유출이 심한 지역은 LA-오렌지카운티 일원으로 이 기간 동안 전체적으로 50여만 정도의 캘리포니안들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타주로 떠난 것이다.

‘캘리포니아가 싫어 타주로 간다’- 이런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종의 신진대사 정도로 받아들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까 캘리포니아를 찾아 ‘브라이트 베스트’들은 계속 몰려오고 대신 ‘루저’들은 떠나는 현상으로.

요즘의 상황은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탈출 가구 중 연소득 5만에서 10만 달러, 또 10만 달러 이상의 중간 이상, 또는 고소득층이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부정적인 것은 26세에서 44세의 연령그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같이 젊은 연령그룹의 탈 캘리포니아 현상은 캘리포니아 주의 미래 인구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 같은 현상을 불러오고 있나. 낮은 임금 상승률에서 교육의 질 저하, 교통난, 낙후되어가는 시설 등 여러 요인이 지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결정적인 요인은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하고 있는 하우징(housing)비용이다.

젊은 세대, 일부 소수민족계, 근로계층 가정들에게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점차 불가능의 영역이 되어 가고 있다. 렌트 비용도 여간 부담이 되는 게 아니다.

소득에서 렌트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가 미 전국 평균이다.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베이지역의 평균은 40%를 넘나든다. 그래서 텍사스로, 라스베이거스로 탈 캘리포니아행렬은 계속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친 듯이 오르는 하우징 비용. 그 낌새가 아무래도 불안하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