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케인 의원을 애도하며

2018-08-31 (금) 문성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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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의원을 애도하며

문성길 의사

여야를 불문하고 트럼프 대통령만 제외하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추모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요즈음 드물게 보는 진정한 정치 지도자, 고 매케인 상원의원. 비록 같은 정당이면서도 현 대통령으로 부터 괄시를 받았으나 양식 있는 거의 모든 동료들이나 국민들로부터는 존경과 사랑을 받는 애국자이며 정치지도자이다. 지금은 이러한 양식 있고 폭 넓은 정치지도자가 특별히 필요한 시기이다.

지난 며칠 대한민국에서는 오랜만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다. 울고불고 하는 이산가족 상봉과 이별 장면을 보던 중 어느 남쪽 가족 중 한사람이 북으로 끌려갔던 형님을 위해 70여 년을 한 번도 집을 옮기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집을 옮기면 혹시라도 찾아 왔을 때 못 만날까 두려워서였다.

그런가 하면 남쪽의 한 어머니는 생사를 모르는 아들을 위해 남쪽 끼니때마다 밥상에 꼭 아들의 밥주발을 올려놓았다는 이야기 등을 접하며 만감이 교차했다.


국가도 이념도 사실은 그 구성원들을 위할 때 존재이유와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현대 민주국가에서 통치자들은 국민들로부터 위임된 권한을 국민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사용하라는 의미로 선출되어지고 정기적으로 선거를 통해 재신임 여부를 판단받게 된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권력이 너무 비대해지거나 일부에게 독점적으로 쏠리게 되면 독재와 부패는 실과 바늘처럼 따라붙게 됨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을 이미 예견하고 방지책을 제시했던 옛 지식인들 중 뛰어난 사람이 있었으니 18세기 유럽 제일의 사상가며 프랑스 혁명의 이론 제공자인 장 자크 루소(1712-1778)이다. 그는 의회 권한의 위험성을 예견해 “자유적이며, 정기적 투표에 의한 의회제도”의 확립을 역설했다.

문제는 이런 좋은 제도가 있다 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교묘한 선거구 획정, 투표행사에 대한 위협과 방해, 정치적 술책 등은 사회발전에 걸림돌임이 분명하다.

민주주주의가 가장 선진화되었다는 미국에서조차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를 생업으로 하는 정치꾼들이 있어 국민들의 생존권과 생명보호가 뒷전에 밀리고 있으니 여타 나라의 경우는 말해 무엇 하랴.

정치꾼들은 늘 입버릇처럼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지만 대중들을 어떻게 하면 우민화할 것인가에 골몰하고 있음을 주지해야할 것이다. 결국 그들의 술책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스스로 현명해져야할 것이고 그 방법 중 하나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가하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 고 매케인 상원의원 같은 분들을 선출하여 300년 전 루소가 주창했던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를 세계 도처에 세우도록 각성해야할 것이다.

<문성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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