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계곡물·숲 드리워진 왕복 8시간의 운치있는 코스

2018-08-31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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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 Wilson - via Mt. Wilson Trail

계곡물·숲 드리워진 왕복 8시간의 운치있는 코스

Toll Road 쪽에서 본 Mt. Wilson 정상부.

계곡물·숲 드리워진 왕복 8시간의 운치있는 코스

등산로의 어느 구간.


계곡물·숲 드리워진 왕복 8시간의 운치있는 코스

정상에 있는 Pavilion의 모습.


Mt. Wilson(5710’) 은 Pasadena의 북쪽에 있는 산으로, 산이 크기에 정상을 오르는 등산로도 여러개가 되는데, 그 중에 최초로 트레일이 조성된 곳은, Sierra Madre시의 주택가에서부터 시작되는 Mt. Wilson Trail 이다.

Mt. Wilson Trail 코스는 원래 옛날부터 인디언들이 이용하던 산행루트였는데, 1771년에 이 지역에 설립된 가톨릭선교본부 “San Gabriel Arcangel” 에서 필요한 목재의 조달을 위해 동원된 Gabrielino 인디안들의 손으로 개량되어졌다고 한다. 그 후 거의 90여년이 지나서 이 지역의 농장주로 ‘Don Benito’라고 불리우던 Benjamin Davis Wilson 이, 이 산의 정상에서 목재를 채취해 오기 위해, 1864년에 본격적으로 길을 만든다. 그래서 이 산에 그의 이름이 붙게 되는데, 그는 훗날,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 되는 George S. Patton 장군을 외손자로 두게 되는 사람이다.

이 Mt. Wilson Trail은, 곧이어 1889년에 Harvard 대학이 Mt. Wilson 의 정상에 천문대를 건립함에 있어서, 천체망원경을 비롯한 필요물품들의 수송로로 채택됨으로써 더욱 확충되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Sierra Madre시의 주택가에서 시작하여 아름다운 Little Santa Anita Canyon의 서쪽 언덕을 따라 굽이굽이 돌고 꺾이며 오르는 길은, 초반에는 다소 경사가 크고 그늘이 적지만, 후반에는 경사가 완만하고 짙은 숲 그늘로 이어지며 전망도 있고 계곡엔 물도 있다. 편도 7마일에 순등반고도 4740’의 다소 힘든 코스로, 왕복 8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아주 운치있고 멋진 등산로이다.

가는 길

Freeway 210의 Santa Anita Exit으로 내려 북쪽으로 1마일을 가면 Sierra Madre Blvd 가 나오고 좌회전하여 0.8마일을 가면 Mountain Trail Ave 에 이른다. 우회전하여 0.5마일을 가면 정면은 Mt. Wilson Trail Park 에 막힌다. 왼쪽길 Mira Monte Ave를 따라 50m쯤 가면 오른쪽으로 Mt. Wilson Trail Road 가 나온다. 이 부근의 주택가에 주차한다. 주차허가증은 필요치 않다.

바로 옆의 Mt. Wilson Trail Park 은 300평이 안될 듯한 소형공원인데 차분히 둘러 볼만하다. 깔끔한 잔디밭을 중심으로 미니 박물관도 있고, 37종의 고유식물들을 그 이름을 알 수 있도록 심어놓은 Native Plant Garden 이 있으며, 깨끗한 화장실도 있다.

등산코스

Mt. Wilson Trail Road를 따라 북쪽으로 150m쯤을 가면 왼쪽으로 등산로 입구(970’)가 있고 상세한 구간별 이정표도 있다. 왼쪽은 작은 계곡, 오른쪽은 주택들의 담장이 되어 있는 언덕을 끼고 등산로가 시작된다. 주택가의 도로구간은 오래지 않아 이내 끝나고 산길로 접어든다.

왼쪽의 산줄기들의 기슭을 따라 올라가게 되는데 오른쪽으로는 Little Santa Anita Canyon 이 이어진다. 등산로를 따라 1마일 가까이 구불구불 올라가다 보면 계곡 아래로 홍수에 대비하여 축조했을 댐이 보이는데, 이 지점 쯤에서 오른쪽 위로 샛길이 나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좀 더 나은 안전과 전망을 위해 0.5마일 정도로 등산로 일부구간을 새로 만든 현장이다. 어느쪽으로 가더라도 나중에 하나로 합류되므로 괜찮은데, 우리는 일단은 직진키로 한다.


대략 10여분 정도를 가다보면 새로운 등산로의 끝부분이 왼쪽에서 기존 등산로에 합쳐지는 것을 알 수 있다. 5분쯤이 지나면 아스라한 발아래 계곡을 흘러내리며 졸졸대는 물소리도 들을 수 있다. 곧 “First Water” 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1,950’)에 이른다. 1.5마일을 온 셈이다.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을 따라 50m쯤 내려가면 개울이 있다. 여름에는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는 계속 등산로를 따라 직진한다. 여기서 부터는 주로 Live Oak, Bay Laurel, Sycamore, Big-cone Spruce 등이 어우러진 숲 그늘이 이어지는데 계절의 정취를 흠뻑 발산하는 고운 낙엽들도 길과 길섶에 쌓여 있다. 1.9마일 쯤의 지점에 오면 길이 서쪽으로 빙 돌아가며 작은 물줄기가 있다. Lost Canyon( 2230’ )이다.

다시 2.7마일 지점에 오면 등산로가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꺾어진다. 왼쪽으로는 작은 골짜기를 통해 위로 올라가는 발자취들을 보게된다. “Hiker Bob Annas’ Cross Trail”이라는 이름의 등산로로 1마일쯤의 거리를 가파르게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아래로는 Jones Peak과 Bailey Canyon에, 위로는 Hastings Peak과 Yale Peak에 닿을 수 있는 길이다. 우리는 그냥 직진한다.

불과 1분 정도를 나아가면 오른쪽으로 샛길이 갈라진다. 30m 남짓한 짧은 길로 이어진 20평 내외의 돌출된 공지의 Heliport(2780’)이다. 잠시 휴식하며 사위의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다시 등산로로 나와 나아간다. 아름다운 숲의 정취에 낙엽들의 향기까지를 만끽할 수 있다.

곧이어 조그마한 물줄기가 흘러내리며 왼쪽으로 작은 옹달샘을 이루는 낮은 곳을 지나게 된다. 청정수가 흐르는 Decker Springs(2810’)로 3.1마일 지점이다.

산의 청량한 내음을 음미하며 다시 걸음을 옮겨 3.5마일지점에 이르면, 커다란 고목이 길을 비스듬히 막으며 쓰러져 있는 곳을 지나게 되고, 곧바로 왼쪽으로는 등산로와 이정표가 있고, 정면에는 건물의 축대로 쓰였을 가지런한 주춧돌들이 공터와 함께 있는 곳이 나타난다. Orchard Camp(2960’)이다. 빽빽한 Live Oak 들이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데, 개울쪽으로 유독 큰 Oak Tree 한 그루가 눈에 띈다. 수령이 1500년으로 측정됐다는데, 아직도 청년기인지 싱그럽기만 하다. 우리네 짧은 인생살이와 비교해보면 거목의 존재가 한결 더 늠연하고 우람해 보인다.

다시 왼쪽으로 바짝 꺾여지는 등산로를 따라간다. 5.2마일이 되는 지점이 되면 등산로가 Chantry Flat에서 올라오는 Winter Creek Trail과 만나게 되는데, 멋진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Manzanita Ridge” 또는 “The Bench”라고 부르는 곳(4470’)으로, 서남쪽으로 Little Santa Anita Canyon의 울창한 숲을 볼 수 있고, 북서쪽으로 송수신 안테나가 우뚝 서있는 Mt. Harvard 가 보인다.

Mt. Harvard쪽으로 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0.6마일쯤을 가면 왼쪽에서 올라오는 Mt. Wilson Toll Road(4960’)에 통합되어 진다. 왼쪽에 있는 Mt. Harvard의 동쪽 기슭을 따라 나있는 이 Toll Road를 따라가면 약 6.2마일 지점에서, 왼쪽에는 Mt. Harvard 의 입구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Toll Road에서 갈라져 산기슭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온다. 외길이면서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이 등산길을 따라간다. 6.9마일 지점에 이르면 넓은 광장이 나온다.

광장너머 북동쪽으로 Mt. Wilson의 정상인 대형정자인 Pavilion 건물이 보인다. 편히 쉬면서 전망을 즐기도록 잘 지어놓은 건물로 벤치시설도 잘 되어있다. 계절에 따라서는 간단한 음식이나 음료를 파는 매점이 영업을 하기도 한다. 정자의 주변에는 수도시설이 있고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다.

정자에서 동쪽으로 가까운 거리에 천문대 시설들이 있다. 휴식을 겸해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짚어 하산을 다 마치고 나서는 등산을 처음 시작한 곳에 있는 미니 박물관 앞 미니 Native Plant Garden 에서 산야초들의 이름을 익혀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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