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문수사 회주 도범 큰스님 ‘골프공과 선사’ 출간

보스턴 문수사 도범 스님의 골프와 불교, 인생 이야기를 담은 ‘골프공과 선사’.
매사추세츠 보스턴 문수사 회주인 포해당 도범 큰스님이 골프와 불교의 연관성을 흥미롭게 풀어내며 골프와 인생의 깨달음을 정리한 ‘골프공과 선사’를 책으로 펴내 화제다.
선정을 닦으려 좌선 위주의 수행을 하다 보니 늘 부족한 운동으로 건강이 나빠졌던 어느 날 우연히 지인의 권유로 57세의 나이에 골프에 입문하면서 ‘골프 치는 스님’이 된 도범 스님은 최근 본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불교와 골프의 연관성을 ‘탐진치’로 요약했다.
탐진치는 불교에서 인간의 마음을 해치는 세 가지 번뇌인 ‘욕심(탐욕)’ ‘노여움(진에)’ ‘어리석음(우치)’을 의미하는데 골프도 탐욕을 버리고 화내지 말아야 하며 올바르게 판단하라고 가르친다는 것.
이어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하늘과 땅의 간격으로 벌어진다’는 뜻을 담은 승찬대사 신심명의 호리유차 천지현격이란 가르침을 예로 들며 “골프도 힘과 각도의 차이에 따라 공은 하늘과 땅의 간격으로 크게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골프가 18홀이고 홀컵 지름이 108밀리미터인 것과 불교의 108번뇌도 연관성이 있다”는 도범 스님은 “골프공(Ball)과 불교의 공(空)은 발음도 같지만 많은 의미를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현상이 인과 연이 임시로 화합해 생겨나기에 ‘나’라는 실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공(空)을 단순히 비어 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비유’이고, ‘비무’이며, ‘중도’라고 하듯이 골프공도 고정불변한 법이 없으므로 같은 장소에 떨어지지 않고 칠 때마다 힘이나 각도에 따라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고.
골프는 불교처럼 자신과의 싸움이고 명상하며 할 수 있기에 산승에게 맞는 운동이라 생각한다는 도범 스님은 “세계의 문화가 하나의 꽃으로 피는 이 시대에서 여태껏 옛 사상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의식 계몽 차원에서 불교의 공과 골프공을 연결해 봤다”고 말했다.
해인사에서 일타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도범 스님은 한국차(茶) 알리기에도 앞장섰고 종단사태 수습에도 힘을 보탰던 인물로 1992년 지역 유일의 조계종 한국 사찰인 보스턴 문수사에 이어 2년 뒤 마이애미 보현사를 창건했다. 문경 봉암사 주지를 거쳐 미동부 승가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주를 받을 때마다 고마움을 편지로 적은 글을 모은 수상집 ‘구도자의 발자취’ 등이 있다.
세상을 떠나 절로 들어가 도범이란 법명을 받은 자신을 남의 슬픔, 외로움, 아픔, 괴로움을 훔치는 ‘절도범’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골프공과 선사’는 미국에서는 9월 이후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문의 781-224-0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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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