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존 매케인은 ‘전쟁영웅’ 서 대권 꿈꿨던 ‘보수 매버릭’

2018-08-2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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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리당략 얽히지 않은 독자노선에 초당파적 존경

▶ 한국 자주 찾은 대표적 ‘지한파’… 북핵문제에 관심

존 매케인은  ‘전쟁영웅’ 서 대권 꿈꿨던 ‘보수 매버릭’

매케인 상원의원이 투병중에도 지난 2017년 11월 30일 휠체어를 타고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의 사실상 마지막 의회 출석 모습으로 남아있다. [AP]

미국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큰 별’이 졌다. 25일 뇌종양으로 투병 중 사망한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은 1936년 8월 미국령 파나마 운하를 지키는 코코솔로 해군기지에서 출생했다.

해군 제독 출신인 아버지 존 잭 매케인과 할아버지 존 슬루 매케인을 따라 그 역시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전투기 조종사가 됐으며 베트남전에 자원해 참전했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북부 베트남에서 폭격 임무를 띠고 출격했던 자신의 전투기가 격추당해 심각한 상처를 입고 5년 이상 비참한 포로생활을 경험해야 했다.

특히 해군 사령관으로 있던 아버지가 ‘아들을 풀어주겠다’는 월맹군의 제안을 거절한 채 아들이 잡혀 있던 하노이 폭격을 명령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미국의 대표적 ‘베트남 전쟁영웅’으로 꼽히는 매케인 의원은 1981년 해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이어 그는 1982년 하원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재선했고, 1986년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내리 6선을 지냈다. 그는 적극적인 성격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계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며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국방예산의 근거가 되는 ‘매케인 국방수권법’은 그의 정치적 무게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1999년에는 ‘내 아버지들의 믿음’(Faith of My Fathers)이라는 책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베트남 전쟁 포로 경험이 자신의 정치 경력에 도움을 줬다고 인정하면서도 남은 인생의 진전에 있어 포로 경험이 방해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평소 끊임없는 ‘향상 의지’와 노력 정신, 불굴의 신념을 자주 표현해왔다.

공화당 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표적인 인사로 꼽혔다. 매케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당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여러 차례 설전을 주고받았다.

매케인 의원은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답게 평소 주한미군과 남북관계, 북한 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 정치인들과 폭넓게 교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했을 때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매케인 의원과 단독으로 만나 북핵·주한미군 방위비·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을 논의했다.

매케인 의원은 필생의 목표였던 대권의 꿈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패배하면서 정치인생의 재기가 불가능한 듯했던 매케인은 2004년 ‘부시의 재선’을 위해 뛰었다. 절치부심 끝에 2008년 공화당의 대권행 ‘본선 티켓’을 잡았지만 결국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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