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능보다 노력을 칭찬해주자

2018-08-20 (월) 노윤정 미술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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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비영리기관 ‘Apex for Youth’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이끌며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얼마 전 우리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하여 미술이 가미된 액티비티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몇몇 아이들은 시도해 보지도 않고서 이렇게 먼저 말했다. “전 못해요. 저는 미술에는 완전 꽝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은 보통 만들기나 그리기를 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를 접할 때에도 자신이 잘 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되면 포기가 빠른 것을 많이 본다. 자신이 어느 특정한 분야에만 집중적으로 뛰어나다 생각하고, 다른 것은 소질 있는 아이에 비해 못할 것이라 하여 노력하지 않는 것을 ‘고착형 사고방식’(Fixed mindset)이라고 부른다.

고착형 사고방식은 보통 주변 어른들이 “넌 수학에는 아주 똑똑해! 근데 음악에는 소질은 없구나”라며, 이미 아이가 갖고 있는 능력과 지능에만 중점을 두고 칭찬을 할 때 생겨난다. 그러면 아이들은 계속 칭찬을 받고 싶기에 자기가 칭찬받기 쉬운 수학에만 중점을 두고, 잘 하지 못한다고 생각 되는 음악에는 더 이상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아이들은 조그마한 실패에도 부정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을 심어 줄 수 있을까?


사고방식에 관하여 40년 동안 집중적으로 연구한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 교수 캐롤 드웩(Carol Dweck)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지능이나 재능에 대해 칭찬을 받은 학생들이 처음엔 자신감이 상승했지만 어려움 앞에서는 자신들의 이미지가 흔들리고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에 노력에 대한 칭찬을 들은 학생들은 아직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기에 어려움이 닥쳐도 금방 회복했고 또 앞으로 자신이 더 향상할 수 있다고 믿으며 끈기 있게 이겨냈다.

그렇다. 우리는 아이들의 재능이 아닌 노력을 콕 집어서 칭찬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수학 시험에서 아주 낮은 점수를 받아 왔다고 치다. “하루에 30분씩 노력해 볼까?”라는 제안으로 시작해본다. 아이가 30분씩 투자하여 점수가 60점에서 70점으로 늘었을 때, “봐라, 네가 매일 30분씩 노력해서 점수가 늘었지? 이렇게 노력을 하면 계속 더 늘 수 있을 거야!”라며 아이의 계획, 노력, 향상됨에 중점에 두고 격려하고 칭찬해 주는 것이다.

어느 날 한 학기가 끝날 무렵 전체 평균이 80점에서 90점으로 올랐다고 자랑스러워하는 한 아이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우와. 어떻게 점수를 향상시켰니? 하루에 몇 시간 씩 공부했니? 숙제도 잘 끝마치려고 노력하고, 학교에서 수업도 잘 들으려고 노력했겠구나. 평균이 10점이나 오른 것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을 했을 것 같은데?”

그 아이가 점수 오르기까지 했던 과정들을 물어보고, 아이가 답하게 함으로써, 다시 한 번 자신이 쏟은 노력과 인내가 무엇이든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되새겨 주는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능력이 개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아직은 잘 못하는 것들이 있을지라도 혹은 조금 시간이 걸릴지라도 앞으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다양한 것들을 습득하고 발전해 나갈 테니 말이다.

<노윤정 미술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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