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에르도안에 모욕 느껴”

2018-08-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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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터키관계 왜 악화됐나…

▶ 7월 나토정상회의서 만나 두 정상 회담, 트럼프, 미국인 목사 석방 합의했다고 생각

“트럼프, 에르도안에 모욕 느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8일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여당 ‘정의개발당’ 집회장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꽃을 던져 주고 있다. [AP]

터키 리라화 폭락사태까지 갔는데도 미국과 터키 간 외교관계는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터키 항소법원은 지난 17일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 요청을 거부했고, 미국은 터키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기자들에게 터키는 “아주, 아주 나쁘게 행동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고 앉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은 양국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 되고, 심지어 미국과 터키의 동맹관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이자 ‘새로운 술탄’이라는 저서를 쓴 소너 카갑타이는 “미국과 터키 관계는 지금 한동안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양측은 격렬하게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브런슨 석방 뿐 아니라 서로 충돌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터키가 테러집단으로 간주하는 쿠르드족 민병대 YPG를 미국이 시리아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이나, 펜실베이니아에 머물고 있는 성직자 펫훌라흐 귈렌의 신병인도 문제가 포함돼 있다. 또 이란 정부가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로 터키 국영은행 할크뱅크를 미국이 처벌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카갑타이는 이런 상황에서 브런슨 사태까지 벌어져 더 큰 혼란이 야기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료들 간의 위기에서 대통령 수준의 위기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7월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이 이스라엘에 억류된 터키 여성 석방을 보장하고, 터키는 브런슨을 석방하기로 서로 합의했다는 인상을 받고 브뤼셀을 떠났다.

하지만 이후 브런슨은 가택연금이 됐고, “트럼프는 (에르도안이)자신에게 모욕을 주는 것으로 느꼈다”고 카갑타이는 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브런슨 사태를 벼랑 끝으로 밀고 가면서 완전한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카갑타이는 “브런슨의 무조건 석방 없이는 정상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 전문가 애런 스테인은 두 정상이 여러 단계에서 서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한 척” 했는데도 불구하고 브런슨이 석방되지 않은 것에 충격을 받았고, 에르도안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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