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력난 기업들 “묻지마 경력” 채용 확산…학력·자격요건 완화

2018-07-30 (월) 09: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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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채용, 대학 졸업장 요구 30%에 그쳐

인력난 기업들 “묻지마 경력” 채용 확산…학력·자격요건 완화

[로빈스빌(미 뉴저지주)=AP/뉴시스] 미국 작년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4만8000건 증가해 둔화세를 보였지만 미국 고용시장은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8월 2일 뉴저지주 로빈스빌의 아마존 물류 센터에서 지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인 4%(6월 현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기업들이 학력이나 경력 등을 따지지 않고 직원들을 채용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경기 호황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최근 직원 채용 과정에서 “묻지마 경력”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학 졸업장이나 특정한 기술 자격 요건을 요구하던 기존 기업들의 채용 관행과는 달리 요즘 일자리 자격 요건은 대폭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다국적 종합인력서비스회사인 아데코 그룹 부회장인 에이미 글레이저는 “요즘 일자리 지원자들은 너무나도 많은 선택권을 지니고 있다. 만일 어떤 회사가 학위를 요구하거나 두 차례 면접, 고난도 기술 테스트 등을 요구하면 지원자들은 자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다른 회사를 찾아 떠난다”라고 말했다.


글레이저 부회장은 1만 여개 회원기업들 중 25%는 올해 초부터 인력 채용 관행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약물검사나 전과 조회, 혹은 학력 제한 등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댈러스와 루이빌 등 실업률이 낮은 대도시에서는 특정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노동시장 전문 분석업체인 ‘버닝 글래스 테크놀로지스(Burning Glass Technologies)’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경우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32%에서 30%로 줄었다. WSJ는 최소한의 자격요건만을 요구하는 채용관행이 지난 2012년 이후 퍼져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당시 기업들의 채용 조건 중 대학 학력을 요구하는 비중은 34%에 달했었다.

경력 요건도 느슨해지고 있다. 채용 공고 중 23%만이 3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2012년의 29%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이 같은 경력 조건의 완화로 120만 명 이상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는 제한돼 있고, 구직자는 넘쳐나던 시절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던 기업들의 채용과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7500명의 직원 모집을 하고 있다. 이중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는 자리는 10%도 되지 않는다. 지난 6월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향후 5년 동안 1만 개의 일자리를 학위 유무와 무관하게 저소득층 지원자들을 위주로 선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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