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운 대낮 2인조 흑인 날치기 강도 비상

2018-07-27 (금)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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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후 내리자마자 핸드백 낚아채, 용의자 차량 도주 20피트 끌려가

▶ 가방 든 여성들 노린 전형적 수법

타운 대낮 2인조 흑인 날치기 강도 비상

승용차를 타고 접근한 흑인 날치기 강도가 한인 피해자의 가방을 낚아채 차를 타고 도주하려 하는 장면.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40)는 일요일인 지난 22일 친정어머니와 샤핑을 하기 위해 LA 한인타운에 나왔다가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했다.

오전 11시30분께 한인타운 웨스턴과 9가의 로데오 갤러리아 몰 주차장에서 김씨가 차를 세운 뒤 가방을 들고 내리는데 뒤쪽에서 다가와 세워진 차에서 내린 흑인 남성이 갑자기 김씨의 핸드백을 낚아챈 뒤 공범인 흑인 여성이 모는 차를 타고 도주한 것이다.

김씨 모녀는 가방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가방을 붙잡고 매달렸지만 용의자를 태운 회색 혼다 시빅 차량이 빠른 속도로 도주하면서 이 과정에서 김씨의 모친(66)이 그 자리에서 넘어져 바닥에 부딪히면서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고, 김씨는 약 20피트 가량 차에 끌려가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이처럼 LA 한인타운에서 주로 한인 여성들의 가방을 노리는 날치기 강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한인들이 많이 찾는 타운 한복판 샤핑몰 야외 주차장에서 대낮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피해자와 목격자들 모두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 김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명품가방을 비롯해 가방 안에 들어있던 핸드폰, 지갑, 화장품 등까지 약 4,000달러 상당의 물품을 용의자에게 빼앗겼다고 밝혔다.

김씨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가 타고 있던 차량은 사고가 발생하기 30분 전부터 주차장을 맴돌고 있었다”며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씨는 “그 날 이후 밤에 잠들기도 힘들고, 평소에도 수시로 사건 당시의 일이 떠올라 정신적으로 괴롭다”며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당시 주변에 경비원도 있었는데 이런 일을 당할 줄 몰랐다”며 “뒤늦게 도착한 경찰 또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틀이 지나서야 CCTV 영상을 보내줬다”고 초기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같은 날 LA 한인타운 지역에서는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날치기 강도 사건이 총 3건이나 발생했다.

LAPD는 최근 한인타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2인조 강도단의 날치기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오후 9시께 웨스턴과 9가 인근을 한인 여성이 멕시칸 남성 두 명에게 가방을 빼앗긴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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