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외여행서 걸리는 최다 감염병은? ‘뎅기열’

2018-07-17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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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500명 정도 해외서 감염병, 뎅기열·말라리아 순으로 많아

▶ 여행국 질병 정보 미리 확인 후, 백신 효력 기간에 맞게 접종을

해외여행서 걸리는 최다 감염병은? ‘뎅기열’

올 여름 해외여행을 떠나려고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2주 전에 감염병 예방접종을 하는 등 준비를 마쳐야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인도 뭄바이에서 지난달 말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사람 가운데 설사 증상을 호소한 사람의 채변을 검사한 결과,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다. 올해 첫 해외 유입 콜레라 환자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은 2010년 이후 꾸준히 400~500명 수준이다. 2016년 541명이었고, 지난해엔 529명으로 2.2% 감소했다. 뎅기열이 171명(32%)으로 가장 많았고 말라리아(15%), 세균성 이질(13%), 장티푸스(9%)가 뒤를 이었다. 유입 지역은 필리핀ㆍ베트남 등 아시아가 7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처럼 해외여행 후 생길 수 있는 감염병으로는 수인성 전염병(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A형 간염)과 모기 및 진드기 매개 감염병(지카바이러스, 뎅기열, 말라리아), 호흡기 감염병(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조류독감(AI)) 등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부터 해외 감염병 오염지역 체류ㆍ경유 시 건강상태 질문서 작성과 제출을 의무화했다.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출국자는 2005년 1,000만명을 처음 넘어선 후 지난해 2,600만명으로 늘었다. 올해엔 3,0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 시 주의점을 알아본다.


해외여행 시 최소한 2주 전 접종을

2014년 주요 해외 유입 감염병을 살펴 보면 뎅기열(51%)이 가장 많고, 세균성 이질(13%)과 말라리아, A형 간염, 파라티푸스가 뒤를 잇고 있다. 수인성 감염병과 모기 매개 감염병이 주를 이룬다.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라오스 등 동아시아에서 들어오고 있다.

해외로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여행국 위험요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예방접종과 어떤 예방약과 기타 구급약ㆍ장비가 필요한지 살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방문국 감염병 정보는 출국 4~6주(최소 2주) 전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travelinfo.cdc.go.kr)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보건소 등에서 상담 받고 예방접종(예방약)하면 된다”고 했다.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는 백신이 있어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방문국가의 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면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의사항을 잘 숙지해 대비해야 한다.

예방접종 가능한 감염병은 황열, 말라리아(예방약), A형 간염, 콜레라, 장티푸스, 수막구균성 수막염, 폴리오(소아마비), 파상풍 등이다. 이들 감염병은 발생 국가를 방문하기 최소한 2주 전에 준비해야 한다. 백신은 종류마다 효력 발생 기간이 다르므로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nip.cdc.do.kr)에서 접종 일정을 조회하고 접종 가능한 기관과 비용 등을 챙겨야 한다.

콜레라 등 수인성 감염병은 손 자주 씻어야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A형 간염 등 수인성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물은 반드시 끓여 먹는다. 이지용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감염내과장은 “음료수는 병과 캔에 든 것을 마시고, 길거리 음식은 위생상태가 엉망인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했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 동남아를 여행할 때는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하면 좋다. A형 간염은 6개월 전부터 2회 연속 예방접종을 해야 하므로 A형 간염 유행지역 여행할 때 6개월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콜레라는 초기 복통이나 열없이 갑작스러운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오염된 물ㆍ음식으로 전파된다. 제때 수액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한 탈수와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 예방하려면 물과 음식을 끓여 먹고, 손 씻기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쓰고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황열 위험지역으로 여행하려면 최소한 출국 10일 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일부 나라에서는 입국 시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한다. 이슬람 성지 순례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입국하려면 수막알균 예방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서부아프리카 등 수막염 벨트 지역에서 2주 이상 여행하면서 현지인과 접촉하거나 장기간 단체생활을 한다면 수막알균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황열은 모기를 통해 황열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발열 근육통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황열은 사하라사막 남쪽 아프리카와 남미 열대지방에서 해마다 8만4,000∼17만명의 환자가 생기고, 사망자도 매년 6만명에 달한다.

중국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는 홍역 환자가 늘어 이들 나라로 여행하려면 홍역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은 두 번의 MMR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동북ㆍ동남아로 여행하려면 과거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접종하지 않았다면 출국 전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뎅기열·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은 백신 없어

예방백신이 없는 감염병으로는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동물 인플루엔자 인체 감염증, 메르스 등이다. 이들 질병은 해외여행 건강 안전수칙을 지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모기 매개 감염병인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모기기피제와 퇴치제 등을 충분히 사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메르스는 낙타와 접촉하면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동지역 여행 시 낙타 등 동물 접촉을 피하고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와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도록 하며,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을 피한다.

말라리아는 백신은 개발돼 있지만 국내에서 맞을 수 있는 백신이 아직 없어 가능한 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다. 동남아, 중부 아프리카, 중남미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여행할 때는 말라리아 예방약(치료제)을 먹어야 한다. 여행지역에 따라 먹는 예방약이 다르고 일부 약은 출발 1주일 전에 먹어야 한다.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등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이 많은 만큼 모기가 많은 장소나 밤 시간대 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가능하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보건소나 여행자클리닉이 개설돼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가 백신 접종이나 약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좋고, 개인위생과 음식물 관리, 긴 옷 착용 등으로 감염병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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