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운명 가를 중간선거

2018-07-11 (수)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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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운명 가를 중간선거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1965년 미국의 새로운 이민법이 통과되었고 1968년 7월1일 법이 발효되면서 유럽의 백인들 이외 나라들의 이민자들이 미국에 올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부터 반이민은 미국의 가장 첨예한 정책으로 부상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행정명령안을 내리고 1,200만 서류미비자들을 범죄자로 규정하면서 잡히는 즉시 추방을 하고 있다.

반이민정책은 서류미비자 추방만이 아니라 이민의 문을 닫고 더 이상 유색인종의 증가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 시작으로 무슬림을 비롯한 특정국가의 국민들이 미국에 오는 것을 막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6월26일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연방의회도 반이민 정책을 주장하는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써 미국의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모두가 반이민 정책을 지지하는 모양이 되었고 여기에 반대하는 이민자들이 많은 주정부와 시정부는 연방을 상대로 더욱 어려운 길을 가게 되었다.


1862년 9월22일 링컨 대통령은 흑인 노예해방을 선언하면서 흑인들은 백인들과 동등한 권리를 획득했고, 남북전쟁이 끝나고 최초로 미시시피주에서 흑인 하이럼 로즈 레블즈가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되었으며 조셉 레이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는 등 2명의 연방상원의원과 14명의 연방하원의원, 수백명의 주의회 의원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1877년 남부에 주둔하고 있던 연방군이 철수를 하자 남부의 주정부들은 흑인들에게서 투표권을 빼앗았다. 짐 크로우라는 법으로 문맹검사를 통과하고 인두세를 내야만 투표권을 준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법으로 흑인들에게는 라틴어를 해석하라, 헌법을 해석하라고 하면서 백인들에게는 동물의 이름정도를 물어보는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또 이것을 통과해도 당시 2달러에 달하는 인두세 영수증을 제시해야만 유권자 등록을 할 수 있었다.

남부의 이런 정책으로 인해서 루이지애나주의 경우 1896년에 흑인투표율이 95.6%였다가 10년도 안 되는 1904년에 불과 1.1%까지 떨어졌다. 흑인들을 가장 극렬하게 차별한 미시시피주의 경우 20세기가 되기도 전에 흑인 투표율은 0%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노예해방으로 획득했던 권리를 15년 만에 잃기 시작했고 30년이 되자 완벽하게 잃게 되었다. 그리고 50년의 암흑의 세월을 보내고 1954년부터 흑인들은 다시금 목숨을 건 흑인민권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10년 만에 수많은 고통의 대가를 지불하고 민권법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흑인들은 늘 공권력에 의해서 범죄인 취급을 당하여 불심검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민권을 가졌다 하더라도 백인이 아닌 미국인들은 이민자 보호도시를 선언한 이외의 지역으로의 여행을 할 경우 늘 경찰에 의해서 불심검문을 받는 대상이 되었다. 지금 매일 매일 아시아인과 중남미인들이 이민자 보호 도시 이외의 지역에서 불심검문을 당하고 있고 거기서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바로 체포되어 추방되고 있다.

그리고 무슬림을 비롯한 북한 베네주엘라 출신들의 미국 입국금지가 합법화됨에 따라 중동과 아시아 그리고 남미 출신들은 또한 테러범이라는 의심도 함께 받게 되었다. 이로써 미국에서 공권력에 의한 불심검문에서 자유로운 백인들을 빼고는 모두 공권력 앞에서 늘 공포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2018년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통해 반이민 정책의 공화당 지역은 더욱더 붉디붉은 색이 될 것이며 반이민 정책을 반대하는 민주당 지역은 더욱더 파란색이 될 것이다. 문제는 어느 정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는 가에 따라서 이민자들을 비롯한 유색인종들에게 불안과 희망이 교차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 표가 더욱더 중요한 2018년 중간선거를 우린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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