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름휴가 꼭 가세요

2018-07-10 (화)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작게 크게
여름휴가 꼭 가세요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휴가의 계절이 되었다. 만사를 제치고 여름휴가를 꼭 가지라. 여름휴가는 모든 사람의 필수조건이다. 휴가는 그저 쉬는 것이 아니다. 1보 후퇴 2보 전진의 원리이다. 보다 효과적인 앞날을 위하여 한 발자국 물러서는 것이다. 신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사람은 쉬는 동안에 성장하도록 만들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신적 건강이나 남길 만한 업적들은 사람이 바쁘게 뛰어다닐 때가 아니라 휴식과 독존(獨存 Solitude)의 시간에 이루어졌다.

바흐의 웅장한 오르간 음악들은 오선지에 바쁘게 악보를 적어 넣는 그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족들이 잠든 밤중에 바흐가 숲과 언덕을 홀로 산책하는 모습을 동네사람들은 자주 보았다. 사람들은 그를 고독한 사람으로 오해하였다. 고독과 독존은 다르다. 바흐의 음악들은 별을 바라보며 밤과 사귀는 그 시간에 작곡된 것이다.

인생은 장거리를 운전하며 여행하는 것과 같다. 두뇌세탁, 기분전환, 몸 풀기, 맑은 정신 일으키기 등 권태를 이겨낼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휴식은 꼭 필요한 삶의 한 스타일이다. 창조자는 사람이 7일에 한 번씩 안식을 갖도록 선포하였다. 이 놀라운 안식법은 먼저 과학자들이 전적으로 동의한다. 7일에 하루 쉬는 주기적인 휴식은 정신건강이나 육체건강에 모두 좋다. 기독교인들이 과거 2천년 동안 지켜온 안식일은 과학적으로도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의사 키데라 박사는 지난 4년간 회사원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하였는데 휴가를 충분히 갖지 않는 사원들이 혈압과 맥박이 높으며 신경질환이 많고, 수면부족이었다고 한다. 메트로폴리탄 보험회사의 조사에서는 휴가를 너무 적게 갖는 사람들에게 변비, 설사, 소화불량이 많음을 발견하였다.

버나드 쇼의 명작 희곡 ‘성 요앙(St. Joan)‘은 프랑스의 성녀 잔 자르크의 생애를 각색한 것인데 이런 대사가 나온다. 찰스 왕이 잔 다르크에게 말한다. “오 소리, 소리! 어째서 나에게는 안 들리는고? 임금은 나야, 네가 아니야.“

소녀 잔 다르크가 말한다. ”임금님에게도 들리고말고요. 단지 임금님이 안 들으시는 것뿐입니다. 임금님은 밤에 들에 나가 앉아 보신 일이 있습니까? 안제루스(천사)가 종을 울려도 임금님은 마음의 문을 닫고 계시기 때문에 들리지 않습니다. 기도하셔요. 그럼 임금님도 하늘의 음성을 들으실 겁니다.“

뉴욕의 국제여행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5명 중 1명이 여름휴가를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첫째 이유는 휴가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휴가를 안 갖는다고 돈이 모여지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2~3 주간의 여름휴가를 갖는 사람들이 휴가를 적게 갖는 사람들보다 건강상황이 좋았다고 한다. 휴가를 반납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원보다 충분히 휴가를 가지며 일하는 사원들이 의료비 등을 감안하면 회사를 위하여 훨씬 유익하였다고 한다.

휴가를 안 가지는 둘째 이유는 ‘일 중독’이다. 일을 안 하면 좀이 쑤시는 이상한 부류들이다. 그들은 일과 결혼하였다. 그들의 공통점은 불안이다. 언제나 쫓기는 기분이다. 휴가를 거부하는 셋째 이유는 경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실직하지 않을까? 진급이 늦어지지 않을까? 경제생활에서 동료들에게 뒤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 때문이다.

하워드 의대의 몰츠비 교수는 휴가를 단축하거나, 직장의 일을 집에까지 들고 가거나, 식사 중에도 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심장마비, 위장병, 각종 정신질환이 많다고 지적하였다. 몰츠비 박사는 “그런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넓은 그림을 못 보고 있으며 언제나 좁은 ‘터널 시야(tunnel vision)만 가졌다”고 한탄하였다. 휴가는 그대에게 절대로 필요한 플러스 요인이다. 휴가를 꼭 가져라.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