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쓰나

2018-07-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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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돈이 많은 게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IQ가 있듯이 타고난 돈 그릇이 있어서, 그릇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이 쏟아져 들어오면 필히 탈이 난다.

일확천금으로 기뻐했던 로토 당첨자들이 몇 년 후면 빈털터리가 되기 일쑤이고, 심한 경우 범죄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돈 벼락을 맞으면 돈을 어찌 쓸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도박이나 마약에 빠지기도 한다. 횡재(橫財)는 횡액(橫厄)을 몰고 온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 것이다.

프로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33)가 4년간 1억5,400만 달러 계약으로 LA 레이커스에 입단한다는 보도가 나온 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킹’ 제임스가 받는 돈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인지, 한 달에 몇 천 달러로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는 감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연봉이 10만 달러만 넘어도 ‘고소득 전문직’ 소리를 듣는 데, 100만도 1,000만도 아니고 1억이라니 …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이다. 1억5,400만 달러를 4등분하면 연봉은 3,850만 달러. 연봉을 365일로 나누면 대략 하루에 10만 달러 좀 넘는 액수라는 계산이 나온다.

매일 아침 교통체증 뚫고 출근해 하루 종일 동동 거리며 일하고, 상사 눈치 보느라 스트레스 받고 그러면서도 행여나 잘릴까 싫은 내색 한번 못하며 하루에 버는 돈이 고작 100~200 달러인 직장인들에게 하루 10만 달러는 상상이 안 되는 액수이다.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써야 할지 거저 줘도 감당 못할 액수이다.

르브론 제임스에게도 1억여 달러는 큰돈이지만 그에게는 감당 가능한 돈이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입단해 프로선수로 뛴 지 15년. 그가 일군 재산은 4억 4,000만 달러로 이미 억만장자이다.

농구장에서 땀 흘리며 뛰어서 번 돈도 있지만 대부분은 코카콜라나 삼성, 기아 같은 거대 브랜드와의 계약으로 그는 돈을 쓸어 담았다. 특히 2015년 나이키와 맺은 평생 계약은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라는 소문이다.

제임스는 투자에도 재주가 있다. 2012년 창업 당시 투자한 블레이즈 피자가 현재 미국에서 두 번째로 급성장하는 식당체인이 되면서 투자액 100만 달러가 3,500만 달러로 뻥튀기 했다. 그 자신 소유의 블레이즈 피자 프렌차이즈도 17군데나 된다. 최근 애플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매입함에 따라 그는 또 3,000만 달러를 벌었다.

이렇게 번 돈을 그는 어디에 쓰는 걸까? 우선은 부동산이다. 남가주의 부촌 브렌트우드에 2015년과 2017년 두 번에 걸쳐 각 수천만 달러의 대저택을 매입했다. 그는 이미 오하이오에 방 19개, 건평 3만5,000 평방피트의 맨션을 직접 짓기도 했다.

그 외 벤틀리나 롤스로이스 같은 수십만 달러짜리 초호화 자동차 수집하는 데 돈을 쓰고, 몸이 재산인 만큼 몸에 쓰는 돈도 상당하다. 트레이너나 마사지사, 조리사 등을 고용해 몸 관리하는 비용이 연간 150만 달러. 빈곤층 아동교육 지원 등 자선사업에도 넉넉하게 기부하고, 같은 팀 동료들에게 통 큰 선물을 잘 하기로도 유명하다.

프로 운동선수들 중 돈 관리에 실패한 케이스가 적지 않은데 ‘킹’ 제임스는 돈 관리에도 으뜸이다. 타고난 돈 그릇이 상당히 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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