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방관 살인 부른 이웃 간 분쟁

2018-06-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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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롱비치 노인 아파트에서 소방관을 총격 살해한 77세 한인남성의 범행 동기가 위층 이웃과의 분쟁으로 밝혀지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위층 거주자와 평소 갈등을 빚었던 용의자 토머스 김씨가 그를 살해 후 자살을 계획한 기록이 담긴 노트를 현장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설치한 ‘보복 살인’용 폭발장치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고 이를 진압하러 출동한 소방관이 도주하려던 김씨의 총격에 사망하는 참극으로 치달은 것이다.

검찰은 김씨에게 사형 구형을 고려하고 있으며 살인·살인미수·방화 등 김씨의 혐의가 다 인정될 경우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KABC 뉴스는 보도했다.

‘층간 소음’으로 대표되는 이웃 간 분쟁에서 비롯된 살인사건은 한국뿐 아니라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3년 전엔 남가주의 한인 가장이 위협적 언행이 잦던 이웃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고, 5년 전 애견의 배설물을 자신의 발코니로 쓸어내리는 일로 갈등을 빚어온 위층 부부를 총격 살해했던 텍사스 주의 70대 후반 한인은 현재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살고 있다.


이웃과의 분쟁 원인은 다양하다. 고성방가 파티에서 TV, 아기 울음에 이르기까지 소음이 가장 큰 요인이며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선 담배·마리화나 등의 냄새와 애완동물 배설물이, 단독주택에선 담을 넘는 나뭇가지와 뿌리, 드라이브웨이를 막는 옆집 자동차 등이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사소해 보이는 마찰이라 해도 쌓이면 스트레스가 되고, 욱하는 다혈질의 이웃들이 감정적으로 부딪치면 죽고 죽이는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해결의 기본은 자신이 먼저 ‘좋은 이웃’이 되려는 노력이다. 배려하고 양보하는 공동체 의식을 익히면 웬만한 분쟁은 대화로 풀 수 있다. 대화로 여의치 않을 경우, 불화가 커지기 전에 관리사무소나 분쟁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할 것, LA 경찰국도 소음문제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엔 변호사 통해 법의 힘을 빌리는 편이 현명하다. 자신이 물리적 ‘보복’으로 해결하겠다는 만용은 절대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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