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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는 매물나온지 한달이면 새주인 만난다

2018-06-28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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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주택 평균 매매기간 64일에 불과

▶ 경쟁자보다 선수치지 않으면 집 구입 힘들어


주택 시장 열기 과열로 주택 구입이 마치 단거리 경주를 연상케 한다. 남보다 서두르지 않으면 웬만한 지역에서는 주택 구입 꿈도 꾸기 어렵다. 전국적으로 매물은 부족한데 수요가 급등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전국 모든 주택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일부 주택 시장의 경우 주택 매매 속도가 비교적 더뎌 느긋한 마음으로 매물 사냥에 나서도 괜찮다. USA투데이가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트룰리아의 자료를 검토해 전국에서 주택이 가장 빨리 팔리는 지역과 반대로 매매 속도가 가장 느린 지역 5곳을 각각 살펴봤다.

■ 먼저 잡아야 임자

주택구입 경쟁이 마치 TV 퀴즈쇼를 보는 듯하다. 상대방 팀보다 먼저 단추를 눌러야 정답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차지하듯 매물이 나오면 경쟁 구입자 보다 선수를 치지 않으면 주택 구입은 물건너 간다. 전국적으로 주택 구입 경쟁이 과열되면서 집이 팔리는 속도가 전례 없이 빨라졌다.


트룰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매매된 주택의 평균 매매 기간은 약 64일에 불과했다. 이 같은 매매 기간은 주택이 주택 시장에 매물로 나온 뒤 구입 계약 체결, 홈 인스펙션, 모기지 대출 승인, 에스크로 완료 등의 모든 거래 절차까지 포함된 기간이다. 매물로 나온 뒤 약 두 달만 지나면 거래가 완료돼 새 주인을 만날 정도로 주택이 전광석화처럼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 주택 매매 속도는 주택 시장 과열 현상이 심했던 2007년~200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평균 약 71일을 기록한 지난해 여름철 성수기에 비해서도 더욱 단축됐다. 펠리페 샤콘 트룰리아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이 전례 없이 빨리 팔려나가고 있어 주택 구입 계획이 있다면 고삐를 단단히 매야 할 것”이라고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조언했다.

■ 빨리 팔리는 도시

◆ 시애틀: 매물이 나온 뒤 불과 36일 만에 모든 매매 절차가 완료될 정도다. 대개 에스크로 마감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30일에서 45일까지로 이 기간을 감안한다면 빛과 같은 속도로 매물이 팔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섭게 빠른 매매 속도가 증명하듯 지난 4월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약 19.5%나 치솟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첨단 공룡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해 주택 수요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지만 까다로운 토지 용도 규정으로 인해 신규 주택 건설과 공급이 매우 제한적인 것이 원인이다.

◆ 샌호제: 중간 주택 가격이 무려 약 130만 달러를 웃도는 살인적인 주택 가격으로 유명하다. 샌호제 역시 여러 첨단 기업이 밀집한 지역으로 최근 신규 주택 수요가 급등한 지역이다. 덕분에 집을 내놓고 약 36일만 기다리면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록 주택 매매 속도가 단축됐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3월에 매매된 주택의 약 82%가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됐을 만큼 구입 경쟁이 치열하다. 4월 주택 가격은 전년도 대비 약 22%나 급등했다.


◆ 샌프란시스코: 가주에서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중간 주택 가격은 이미 약 13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주택 재고가 한계를 보이고 있어 수요가 가라앉기 전에는 주택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 매매 기간은 전국에서 가장 짧은 약 36일이며 주택 가격은 전년대비 약 14% 상승한 수준이다.

◆ 오클랜드(가주): 이웃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입된 수요로 덩달아 주택 시장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매매 기간은 약 38일로 역시 매우 짧은 편이다. 올해 주택 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6.2% 하락했지만 지난 5년간 약 50%나 꾸준히 올라 주택 가격이 침체 이후 상당폭 회복된 상태다.

◆ 덴버: 최근 여러 첨단 기업이 몰리고 있어 주택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41일 만에 주택이 팔려나갈 정도로 매매 속도가 빠르다. 주택 가격은 전년대비 약 10% 상승했다.

■ 천천히 팔리는 도시

◆ 시라큐스: 주택 매매 기간이 불과 한 달밖에 되지 않는 주택 시장이 있는 가하면 최소한 3달이 지나야 매물이 팔리는 주택 시장도 있다. 매매 기간이 짧은 도시는 주로 서부에 집중된 반면 동부 도시의 매매 기간은 비교적 긴 편이다.

시라큐스 지역의 경우 주택 매매 기간이 약 144일로 전국에서 가장 긴 지역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과 2015년 사이 전국 100대 메트로 지역 중 시라큐스 지역의 경제 성장은 하위권에 머물며 주택 시장도 침묵을 유지 중이다. 지난 1년간 주택 가격 상승폭 역시 약 3.5%로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 롱아일랜드: 고가 주택 비율이 높은 롱아일랜드의 주택 매매 기간은 약 132일로 더딘 편이다. 중저가대 주택의 매매 속도가 매우 빠른 반면 전국 대부분 고급 주택 시장의 경우 수요가 높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폭은 약 5.8%를 기록했다.

◆ 뉴욕: 주택 가격이 전국 최고 수준인 뉴욕 시의 주택 매매 기간은 약 128일. 지난해 통과된 감세안의 여파로 고급 주택 비율이 높은 뉴욕 시 주택 시장에서 매매 기간이 지연되고 있다.

◆ 마이애미: 고용 시장이 성장세지만 주로 저임금 관광업 분야에 집중돼 고가 주택 매물의 매매 기간이 지연되고 있다. 평균 매매 기간은 약 115일로 전국에서 4번째로 긴 도시다.

◆ 피츠버그: 전국 대부분 지역과 달리 최근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구 감소 여파가 주택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주택 거래가 한산한 편이다. 평균 매매 기간은 약 99일로 집계됐고 지난 1년 주택 가격은 약 5.1% 상승에 그쳤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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