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가정

2018-06-02 (토)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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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만 행복한 가정은 5월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 집이 있고 가구가 놓였다고 가정이 꾸며지는 것은 아니다. 집안에 웃음이 있고, 얼굴에 만족이 있어야 가정이다. 따뜻한 마음이 오가고 정다운 대화의 꽃이 피고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곳, 그곳이 가정이다.

가정이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머니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 따뜻한 심장과 행복한 눈동자들이 마주치는 곳, 어린이가 맨 처음 경험하는 학교가 가정이다. 상함과 아픔이 싸매지고 기쁨과 슬픔이 나눠지는 곳, 어버이가 존경받고 아이들이 사랑받는 곳, 조촐한 식탁도 왕궁 부럽지 않고, 돈이 그다지 위세를 못 부리는, 그런 좋은 곳이 가정이다.

가정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유지된 기관(Institute)이며, 가장 견고한 사회의 기초이다. 인류학자 폴 보하만 박사는 “가정은 인간의 본능에 뿌리박고 있으며 인간 세포 속에 깊숙이 스며있다”고 하였다. 성경은 가정이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신의 아들이라는 예수까지도 그 족보를 자세히 기재함으로써 가정적인 위치를 밝혔다.


모두가 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결혼하는데 행복한 가정이란 어떤 곳일까? 위로를 기대하기보다 내가 먼저 위로하고, 이해를 바라기보다 내가 먼저 이해하며, 가시 돋친 말이나 비평보다 서로 감싸주고 격려하는 곳, 아이들에겐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의 교실, 젊은이에게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 작은 천국, 평화의 안식처가 바로 가정이다.

유대인들이 반드시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 있다. ‘쉐마’이다. ‘쉐마’ 속에는 양피지(羊皮紙)에 성구, 구약 신명기 6:4-9이 적혀있다.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말씀을 너의 자녀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유대인 조상대대의 민족적인 명령이 적혀있다.

유대인들은 어디에 가서 살든 이 조상의 전통을 반드시 지키며 산다. 히틀러는 유대인 600만 명을 가스실에 넣어 학살하였으나 유대인의 전통은 꺾지 못하였다. 그들은 아무리 고생스럽게 살아도 하나님의 말씀을 자녀에게 전달하는 것은 잊지 않는다.

우리가 미국인들에게 배워야 할 두 마디가 있다. ‘I love you’와 ‘I am sorry’ 이다. 이 두 마디는 미국인들이 정말 자주 입에 담는다. 동양인들은 겸양지덕을 말하지만 큰 일이 아니라도 ‘사랑한다’ ‘미안하다’를 자주 할 수 있는 것이 겸양지덕이다.

대통령이든 노동자든 자기 가정에서 평화를 누리는 자가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종은 당신이 울려야 종이 되고 사랑은 당신이 표현해야 사랑이 된다. 아내/남편이 먼저 표현해 오기를 기다리는 남편/아내는 아마도 평생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행복한 가정을 위하여 일곱 가지 권고를 한다. 1.결혼 후는 한 눈은 감아라.(상대의 장점만 보라는 뜻) 2.비밀은 없어야 한다. 숨기고 있는 것이 있으면 아직 성숙한 사랑이 아니다. 3.절대 비교하지 말 것. 자기 친구와도, 교우와도, 막연히 ‘아는 사람’과도 남편/아내를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라. 4.“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에베소서 4:26)는 바울의 명언이 있다. 운동경기도 중간 휴식이 있다. 특히 가정생활에 잠깐 멈춤, 즉 숨 돌이킬 시간이 필요하다. 5.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양이 필요하다. 6.가정은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곳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7.기왕이면 부드러운 말로, 기왕이면 격려가 될 수 있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행복한 가정이 천국, 싸우는 가정은 지옥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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