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주한인 워싱턴 풀뿌리 컨퍼런스

2018-05-25 (금)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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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인 워싱턴 풀뿌리 컨퍼런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2000년, 21세기가 시작하는 초봄 3월 어느 날 한인유권자센터(현 시민참여센터)의 김동석 소장은 유대인 공공정책 위원회(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에 관한 11페이지의 작은 문건을 만들어 이사들과 집행부 그리고 지인들에게 배포했다. 내용은 1999년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AIPAC 50주년 연례 컨퍼런스에 대한 설명과 함께 AIPAC의 역사와 성과를 분석한 것이었다.

아울러 분단국가 출신의 이민자로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보고 있는데 반해 미국의 유대인들은 지난 50년 동안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를 강화하고 발전시키면서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고 하면서 200만에 달하는 미주 한인들이 눈여겨보고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2014년 시민참여센터는 2007년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해서 함께 활동했던 미 전역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미주한인 워싱턴 풀뿌리 컨퍼런스(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를 워싱턴 DC에서 개최하였다. 그리고 올해로써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처음 200여명이 모여서 시작을 했지만 2017년에는 600명 이상이 참여를 했다. 특히 전국의 한인대학생 대표자들 200여명이 참가했고 각 지역에서 운영하는 인턴십에 참가하는 고등학생들이 100여명 참가했다. 그리고 둘째 날 만찬장에 그동안은 10여명에 불과했던 연방의원들이 2017년에는 18명이나 참가하여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자신들의 역할 그리고 미주한인들이 미국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고 언제든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미주동포 200만은 소수계이고 이민자들이다. 4.29 LA폭동을 경험하면서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 좋은 집, 좋은 차 사고, 좋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낸다는 아메리칸 드림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미국에 살면서 뿌리내리고 동등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 미국사회에 참여를 하여 인정받고 존경받는 한인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워싱턴에서 미주 한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결집된 힘을 만들고 그 힘으로 모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좋은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미주 한인 워싱턴 풀뿌리 컨퍼런스의 취지이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 모든 개인들이 주최자이다. 처음 시작을 했던 시민참여센터의 이름도 없다. 단지 전국의 한인들이 자기 지역구의 연방의원들을 만나서 자기를 소개하고 한인 전체의 이슈를 설명하는 자리다.

2000년부터 유대인의 AIPAC을 부러워하면서 꿈꾸던 미주한인들의 워싱턴 컨퍼런스는 꿈을 꾼 지 14년 만에 한 발짝을 내딛었다. 워싱턴에서 하는 특정 민족단위의 행사로는 4,000명 이상 참여하는 AIPAC의 유대인들이 1등이다. 그리고 2등이 미주 한인들이다. 3등부터는 없다.

지금 미 전역에서는 7월11일 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제5회 미주한인 풀뿌리 컨퍼런스에 참여하기 위한 지역대회가 열렸거나 열리고 있다. 그동안 가장 많이 참가를 하고 있는 지역은 뉴욕과 뉴저지이다.

높은 산을 넘나들어야 하는 후손들을 위해서 산을 옮기겠다고 나선 우공(愚公)에게 친구들은 다 불가능한 일이니 편하게 살라고 했다. 그러나 우공은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 쉬지 않고 산을 옮겼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산을 옮기겠다는 마음을 먹고 산을 옮길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직 한 길을 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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