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숙자 셸터, 주민의견 고려해야

2018-05-24 (목) 이서희 전 LA 민주평통회장
작게 크게
노숙자 셸터, 주민의견 고려해야

이서희 전 LA 민주평통회장

LA시가 추진하고 있는 코리아타운 노숙자 임시 셸터 건립안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LA 카운티의 노숙자 수는 대략 5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노숙자가 밀집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마약남용, 위생 불량, 각종범죄 등이 근처 주민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되어 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LA 시정부는 시의회 15개 지역구에 각기 임시 셸터를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10지구의 임시 셸터 장소로 한인타운 한가운데를 지정함에 따라 한인들은 놀라고 분노하며 어떠한 대처방법을 강구하여야할지 어리둥절한 상태이다.

한인타운 내 노숙자 셸터 반대가 너무 지역 이기주의로 여겨질까 하는 걱정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에 불안 요소를 가져오면서 홈리스 문제에 대처하는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힘들게 일구어온 비즈니스가 인근 노숙자 셸터로 인해 타격을 입는다면 어느 누가 노숙자 구호 정책을 지지 하겠는가. 선량한 주민들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인타운 주민들은 다운타운 스키드로우에 형성되어 있는 수많은 노숙자 텐트를 보고 이런 일이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날까 두려워하고 있다. 이미 한인타운에도 노숙자 텐트가 곳곳에서 보이고, 이로 인하여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불안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인타운에 계획된 임시 셸터 수용인원은 60여명이라고 한다. 주변의 노숙자들을 셸터에 들어오도록 하여 거리에서 노숙하는 사람이 없게 할 것이라는 것이 시정부측 생각이다. 하지만 셸터가 생기면 셸터에 들어가기 위하여 대기하는 노숙자들이 모여 들 것으로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노숙자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상황이 예상되니 셸터 설치를 반대하는 것이다.

시의 결정은 번복하기 어렵다고 할지라도 시의 주인은 주민이다. 시장, 시의원은 시 관리를 잘해 달라고 주민들이 뽑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주민들이 강경하게 반대하면 다른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시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10지구를 대표하는 시의원에게 그동안 한인들은 많은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보면 실망감이 크다. LA 시내 번화한 한인타운 한가운데에 노숙자 셸터를 만든다면 인근 지역주민의 생활에 미칠 영향을 깊게 고려했어야 했다.

누가 코리아타운을 번창하게 하고, 깨끗하게 하였는가. 한인들의 공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LA시가 한인들의 단결된 힘을 약하다고 판단하여 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대로 추진한다면 유감이다.

또한 한인 단체장들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다. 남발하고 있는 감사장 한장씩 나누어 주면 고맙고 영광으로 생각하여 공직자에게 너무 굽실거린다는 평판이 있다.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정치인들을 잘 가려가면서 지지하고, 모금을 하여 한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인이 대표로 뽑히도록 해야 하겠다. 더 이상 헛돈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각성해야할 시점이다. 노숙자 셸터 문제는 한인들이 심각히 대처하여 좋은 방향으로 해결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서희 전 LA 민주평통회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