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와이 용암 바다에 닿으면 재앙

2018-05-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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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가스 생겨 위험” 경고

▶ 튄 용암에 첫 중상자 발생

하와이 용암 바다에 닿으면 재앙

하와이섬 동단 파오아 인근 킬라우에야 화산에서 19일 용암이 분출하고 있다. 용암 분출이 계속되면서 수천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했으나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1명이 용암이 튀면서 하반신을 심하게 다쳤다. [AP]

2주 넘게 화산재와 용암을 내뿜고 있는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 섬(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에서 첫 중상자가 나왔다.

주민과 관광객 수천 명이 대피한 가운데 그동안 다친 사람이 없었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한 명이 용암이 튀면서 하반신을 심하게 다쳤다고 AP통신과 하와이 현지신문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노스팜스 로드에 있는 집주인으로 알려진 이 주민은 자택 3층 발코니에 서 있다가 용암이 튀면서 공중으로 날아가는 ‘라바 스패터(lava spatter)’에 정강이를 맞았으며, 다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겼다.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장실 대변인 재닛 스나이더는 “‘라바 스패터’는 암석을 녹인 발사체 같은 형태로 사람을 위협한다. 작은 조각에라도 맞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냉장고 무게 만한 용암 조각이 날아다닌다”라고 말했다.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와 주변 균열 등 모두 22곳에서 용암이 분출되고 있다. 가옥 36채가 부서진 데 이어 4채가 더 전소하거나 파괴됐다.

용암이 도로를 타고 넘으면서 주민 수십 명이 고립돼 있다가 주 방위군과 재난 당국이 동원한 헬기로 구출됐다. 동쪽 균열에서 흘러나온 용암은 산불도 일으켰다.

주민들의 주 탈출로인 137번 고속도로도 용암으로 위협받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용암이 해안도로를 넘어 바다에 닿을 경우 폐와 눈, 피부에 유해한 가스가 생겨 재앙적 수준의 연기가 주변에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암이 바닷물에 닿으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염화수소 또는 염산 성분의 분무 같은 위험물질을 머금은 증기가 피어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USGS는 “미량이라도 피부에 닿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는 주민 2천 명 이상이 대피한 상태다. 화산재 가스 기둥은 여전히 상공 3㎞ 가까이 치솟아 있으며, 유독성 이산화황 가스를 내뿜고 있다.

하와이 민방위국은 20일(현지시간)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이 전날 늦게 시골 지역을 지나는 고속도로에 접근해 일부 구간을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킬라우에아 화산이 지난 3일 분화한 이래 건물 40동이 용암에 쓸려갔고 주민 2000명이 피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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