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사, 건강한 가족의 조건

2018-05-21 (월) 정다운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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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건강한 가족의 조건

정다운 카운슬러

‘가정의 달’이라고 일컬어지는 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부부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이 있는 달이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자녀로서 부모에게, 아내 또는 남편으로서 배우자에게, 제자로서 스승에게, 그리고 성인이 된 친구에게… 이렇게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 감사를 전하며 서로를 축복해주는 달이기도 하다.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통해,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그 소중함을 인식 하지 못하는 가족을 떠올려 보며 그동안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연방 보건후생부는 ‘가족 내의 대화, 격려, 감사의 표현, 약속, 종교적 지향, 사회적 유대감, 적응능력, 명확한 역할, 그리고 함께 보내는 시간’ 등 9가지의 범주들을 통해 그 가족이 건강한 가족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가족 내의 감사표현’은 건강한 가족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한다.


한인들의 정서상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 또한 상대방의 마음을 받을 때에도 어색하거나 부담스러움을 느끼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마음을 가족에게 잘 전할 수 있을까?

첫 번째 단계는 일상에서 감사의 순간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 순간은 특별한 날이나 상황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을 돌아볼 때 감사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예를 들면, 자녀가 학교에서 무사히 돌아왔다거나, 가족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거나, 자고 있는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다거나 등 가족 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할 요인이 충분하다.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이 고마운지에 대해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 수 없다. 자신이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 지, 무엇 때문에 그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해 얘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 때, 네가 ~ 해서 ~ 했어. 정말 고마워”라는 문장을 사용해 보면 감정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엄마는 가족이 밥을 먹고 난 후 네가 설거지를 해줘서 기뻤어. 정말 고마워”, “아빠는 저녁을 우리 가족과 함께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해.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워”, “언니, 내가 급한 일로 학교에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없을 때 나 대신 아이를 데리러 가줘서 너무 안심이 됐어. 정말 고마워” 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마지막 단계는 얼굴 표정이나 행동과 함께 감사함을 표하는 것이다. 마음을 표현하며 눈을 맞출 수 있고, 싱긋 웃음을 지어 보인다거나, 손을 잡거나 안아 주는 방법 등이 있다.

상대방이 감사 표현을 했을 때는 그 감사함에 대해 ‘나’를 주어로 사용해 반응해 줄 수 있다. “내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네가 그렇게 생각했다니 나도 기뻐”, “네게 도움이 됐다니 나도 너무 좋다” 라며 자신의 감정을 전달해 준다면 가족들 사이에서 좀 더 수월하게 감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서로의 마음이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긴 가족 간의 갈등 때문에 상담을 하러 오는 내담자들을 자주 보곤 한다. 만약 혼자의 힘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사 표현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만들어진다.

<정다운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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