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크로 마감 전 발생하는 주택결함, 셀러의 책임
▶ 토지 경계선 불분명하면 토지 경계조사 실시 필수
셀러가 오퍼를 수락했다고 해서 매물로 나온 집이 당장 내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 달여간의 에스크로 기간 동안 거쳐야 할 절차가 많다. 에스크로 기간 동안 매물의 상태를 점검해야 하고 동시에 구입에 필요한 모기지 대출도 발급받아야 한다. 이 밖에도 소유권과 관련된 등기 서류를 검토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중 어느 한 절차라도 잘못되면 주택 거래가 한순간에 무산되기 쉽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리얼터 닷컴’이 주택 거래가 지연되거나 중도에 무산되는 원인들을 정리했다.
■ 수도 요금 미납
주택 거래가 막바지에 이르면 에스크로 마감과 이사 준비로 정신이 없다. 이때 자칫 수도 요금과 같은 유틸리티 고지서 납부를 깜빡 잊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일부 수도국의 경우 수도 요금을 분기별로 부과하기 때문에 주택 거래 마감일에 맞춰서 분납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수도 요금이 미납될 경우 일부 수도국에 의해 소유권 등기 서류에 미납으로 인한 유치권이 설정되기도 한다. 주택 거래 마감에 반드시 필요한 타이틀 보험은 소유권 서류상의 유치권 기록이 말소되기 전까지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주택 거래 지연도 불가피하다.
수도 요금 미납에 따른 주택 거래 지연을 피하려면 에스크로 신탁 계좌에 여분의 수도 요금을 예치시켜 놓는 방법이 있다.
만약 추가로 납부해야 할 수도 요금이 발생하면 신탁 계좌에 예치된 요금으로 납부하면 되고 타이틀 업체가 주택 거래 마감 예정일에 맞춰 타이틀 보험을 발급하는데도 문제가 없다. 최종 수도 요금을 납부하고 남은 금액은 주택 거래 마감 뒤 셀러에게 반환된다.
■ 막판 결함
한 부부는 2층짜리 주택 구입을 며칠 앞두고 매우 들떠 있었다. 모기지 대출 승인, 홈 인스펙션 등 주택 거래 마감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친 상태였다.
주택의 상태가 에스크로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 큰 이상이 없는지와 홈 인스펙션을 통해 발견된 몇몇 사항에 대해 수리가 실시됐는지를 확인하는 ‘마지막 점검’(Final Walk-through) 절차만 남겨두고 있었다. 마지막 점검을 위해 집을 찾은 부부는 먼저 도착한 에이전트의 얼굴이 아연실색이 된 모습을 보고 말았다.
며칠 사이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해 지붕을 통해 물이 샜고 쌓인 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2층 지붕이 그만 폭삭 내려앉은 것이었다. 결국 쏟아진 물이 1층까지 흘러내려 1층에도 상당한 누수 피해가 발생했다. 셀러 역시 에스크로 마감을 확신하고 이미 집을 비운 상태여서 누수 피해가 이렇게까지 커지도록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이 같은 경우 피해를 복구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주택 거래를 취소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에스크로가 공식적으로 마감되기 전에 발생한 주택 결함이나 피해는 셀러의 책임이다. 만약 셀러가 주택 보험 또는 홈 워런티에 가입하고 있다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주택 거래 지연은 불가피하다.
반대로 에스크로가 공식 마감된 이후 발생한 피해는 바이어의 책임이다. 따라서 주택 보험이나 홈 워런티 프로그램이 에스크로 마감과 동시에 유효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소유권 오류 기록
뉴욕 소재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리스팅을 내놓은 지 12시간 만에 좋은 조건의 오퍼가 제출돼 기쁜 마음으로 셀러와 상의했다. 오퍼를 수락하기로 했고 바이어가 실시한 홈 인스펙션 절차도 큰 문제없이 진행됐다. 그런데 문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집을 내놓은 셀러는 당초 이 집을 온라인 차압 매물 경매 사이트를 통해 저렴하게 구입했다.
차압 매물의 경우 대부분 타이틀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매 사이트 측에서 무료로 타이틀 보험을 구입해준다는 제안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타이틀 보험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짜’ 타이틀 보험이 화근이 돼 집을 팔 때 문제가 불거졌다.
바이어 측 타이틀 보험 업체가 소유권 관련 서류를 점검한 결과 아직 해결되지 않은 유치권이 2건이나 발견됐다. 유치권 말소 없이 주택 거래를 마감할 수 없기 때문에 양측은 거래 마감을 연기하기로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 불분명한 경계선
누가 봐도 분명한 토지 경계선이지만 때로는 옆집 소유의 땅일 수도 있다. 토지 경계선이 조금이라도 불분명하거나 의심이 간다면 반드시 관할 기관의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하거나 ‘토지 측량’(Land Survey) 업체를 통해 토지 경계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어느 바이어의 경우 토지 경계 조사를 실시한 덕분에 주택 구입 뒤 자칫 이웃과 토지 경계를 놓고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피할 수 있었다. 이 바이어가 구입하려고 했던 주택은 넓은 부지 위에 번듯한 차고 진입로까지 갖춘 주택이었지만 토지 경계선과 관련된 서류가 미비된 것이 조금 꺼림칙했다.
토지 경계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택 입구까지 보기 좋게 뻗어있는 진입로가 옆집 소유의 땅인 것으로 확인됐다. 알고 보니 옆집 주인과 셀러는 친척 사이로 공식적인 토지 경계선 구분 없이 땅을 나눠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대출 거절
주택 거래가 중도에 무산되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바이어의 모기지 대출 거절이다. 일부 바이어는 대출 최종 승인을 앞두고 크레딧 기록이 재검토되는 것을 모르고 크레딧 관리에 소홀했다가 대출이 거절되는 경우도 많다.
모기지 대출 심사 기간 중 크레딧 카드 연체나 높은 금액의 할부 구입이 발생하면 크레딧 점수 하락 사유가 된다. 크레딧 점수가 대출 신청시와 비교해 하락한 것이 발견되면 모기지 대출 승인이 거절되거나 연기되기 쉽다.
모기지 대출이 최종 승인되고 에스크로가 공식 마감될 때까지 크레딧 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크레딧 기록을 주의해서 관리해야 주택 거래가 중간에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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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