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기에 준비된 누군가 있었다

2018-05-15 (화)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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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준비된 누군가 있었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역사는 그저 우연히 이루어 지지 않는다. 거기엔 누가 뭐라 해도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준비된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6년 미 의회(109회기)에서는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결의안(H.res 759)이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지만 하원전체회의에서는 상정되지 못했다.

그 다음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었고 당시 뉴욕의 한인유권자센터(현 시민참여센터)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마이크 혼다의원을 접촉해서 110회기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결의안 상정을 요청하여 흔쾌히 답을 받고 공화당 중진 의원인 뉴저지의 크리스토퍼 스미스(NJ 4)의원을 섭외하여 공동발의자로 확보했다.


당시 한인유권자센터는 아야미 보좌관에게 “우린 반드시 통과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니 요구 조건을 조금 낮추자”고 했고 혼다의원은 그래도 괜찮은 지 몇 번이나 확인을 하고는 2007년 1월30일 바로 상정을 하여 결의안 번호 121번을 받았다.

그로부터 미주 한인들은 꼬박 6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받은 서명용지를 들고 지역의 의원사무실을 찾아갔고 또 워싱턴을 방문하여 의원사무실을 방문해서 의원들을 설득하였다. 쉽지 않은 6개월이었다. 그러던 중 정말 소중한 지원군들을 얻었다. 그중 2명이 가장 큰 활약을 했다. Asia Policy Point의 민디 코털러와 당시 공화당 외교전문위원인 데니스 헬핀씨 였다.

민디 사무총장은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를 미국사회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가답게 미국의 가치인 인권의 문제로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공하였다.

헬핀씨는 공화당 내부에서 돌아가는 상황들을 설명해주었고 언제 일본의 로비스트들이 의회를 돌았고 또 어떤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공략했는지도 알려 주었다. 이 두 인물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우린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2018년 우리의 모국 한반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통령이 된 지 1년도 안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우려와 달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너무 죽이 잘 맞고 있다. 그 짧은 시간에 트럼프 대통령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한 동맹을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동맹의 힘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갖게 하는 실력까지 발휘했다. 누군가 미국을 잘 알고 트럼프 대통령을 잘 아는 실력 있는 전문가가 길 안내를 했을 것이다.

그 시작은 평창 동계올림픽부터였다. 한국정부는 평창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협조를 해야 할 당사자로 미국을 꼽고 미국의 여러 연방의원들과 부통령까지 참가하게 했다.

인수위도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한 청와대가 이처럼 빨리 미국을 파악하고 전쟁 직전의 한반도에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평화 올림픽의 반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을 하여 한반도 전쟁 종식을 선언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미국과 북의 정상회담 초석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지독하게 미국을 경험하고 연구한 누군가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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