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여러분은 졸업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X됐습니다”
2015년 5월 뉴욕대 예술대 졸업식 스피커로 초청된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단상에 오르자 마자 내뱉은 말 한 마디로 행사장에 참석자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곧 사회에서 ‘거절’과 함께 힘겨운 항해를 해야 할 예술대 졸업생 험난한 운명을 직설적이면서 센스 있게 표현한 것이어서 그 저속한 단어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는 자신이 명배우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난관을 겪었는지, 그래서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이 사회에서 어떤 과정을 밟게 될 것인지를 이미 내다보면서 결코 주저앉지 말고 ‘다음’(next)이란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유머 넘치는 그의 연설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그래서 더욱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보다 앞서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축사를 한 고 스티브 잡스(1955?2011) 연설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이미 췌장암으로 남들보다 빨리 인생의 황혼 길로 걸어가고 있던 그는 자신의 인생을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 들려줌으로써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세상을 한 발 앞서가면 변화를 이끌었던 잡스는 이 연설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입양됐던 어린 시절, 학비 때문에 깊은 고민 끝에 대학을 그만 두었던 안타까운 이야기,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나야 했던 이야기 등 그의 인생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러면서 그는 스탠포드 졸업생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으라는 것, 무엇이든 신념을 잃지 말라는 것, 그리고 한정된 삶의 시간에서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백과사전 뒷 표지에 붙어있는“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작은 글을 던지며 연설을 끝냈다.
스티브 잡스의 이 연설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로 최고의 명연설로 손꼽힌다. 그가 애플 창업자란 프리미엄이어서가 아니라 한 평범한 개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각 대학들이 졸업식을 앞두고 연설자들을 발표하고 있다. 예일대는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클레어몬트 매키나 대학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USC 애넌버그 스쿨은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UC버클리는 두 번째 흑인 여성 연방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를 초청했다. 또 또 다른 대학들 역시 정치인, 예술인, 전문 경영인 등 각기 특별한 스피커들을 초청했다.
저마다 특별한 인사들을 초청하다 보니 각계각층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면서 역시 미국답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유로운 사고와 사상, 문화가 분수처럼 쏟아 내는 모습은 언제 봐도 멋진 일이다.
5월 중순 절정에 이르는 각 대학의 졸업식에 초청된 연사들이 각자 어떤 메시지를 전할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누군가는 현실의 문제들을 거침없이 적나라하게 짚어나갈 것이고, 또 어떤 이는 미래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생각과 시각이 서로 달라도 궁극적인 공동목표는 모든 이들을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제가 무엇이든 그들은 다각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짚어 보고 내일의 희망을 노래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들에서 우리는 신선하고 가슴 떨리는 말들을 통해 나를 보고, 남을 바라보며 미래 우리의 모습을 내다보면서 새로운 기운을 얻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졸업시즌을 맞으면서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유명인사들이 쏟아낼 이야기들이 기다려지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리고 여러분은 누구의 이야기를 훗날 기억하게 될 것인가? 벌써부터 흥미롭다. (855)466-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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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