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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아니라 부모가 되라

2018-05-14 (월)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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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아니라 부모가 되라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

직업 전문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격증을 따야한다. 운전을 하기 위해서도 운전면허증을 따야한다. 하지만 풀타임 전문직업 보다 더 중요한 부모가 되는 데는 시험이나 자격증이 없다. 결혼해서 자녀를 낳으면 누구나 부모가 된다.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자녀 교육이 이렇게까지 복잡하지 않았다. 사회나 교육제도가 복잡해지면서 부모도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부모의 역할이 힘들고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부모가 되는데 자격증도 없고 시험도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학습의지가 필요하다.

부모와 학부모는 다르다. 학부모는 자녀 성적이 떨어지면 유명학원이나 쪽 집게 튜터를 찾아 나선다. 남들이 좋다는 과외활동은 다 시킨다. 주로 학업 성취도의 결과가 자녀교육의 초점으로 맞춰져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성적에 따라 좋았다 나빴다 한다. 나는 높은 성적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학부모인지 아님 부모에 가까운지 생각해 보자.

필자의 생각으로는 요즘 학부모는 많은데 부모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부모 노릇을 잘 하기 위해 무엇을 더 알고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부모 노릇을 잘 하는 부모들은 자녀에게 미래 지향적인 질문을 많이 한다. 그리고 자녀를 인정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 ‘자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자녀 미래를 위해 부모가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둘째, 자녀를 이해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한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교육 관련 세미나 또는 강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자료나 책들을 통해 부모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듯 자녀를 위해 늘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모습은 자녀들에게 큰 믿음을 주기 때문에 자녀가 성공적으로 성장한다.

오래 전 필자 자녀가 고등학생일 때의 일이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오늘 하루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내자.’고 제안했다. 학생들은 각자 부모에게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문자를 받은 몇몇 부모가 급히 학교 사무실로 전화했다. 내용인 즉 ‘우리 애가 자살을 시도하는 거 같다’ ‘우리 애가 지금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으니, 학교에서 우리 아이를 보호하고 있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필자도 사랑한다는 문자를 받고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나 은근 걱정이 되었다. ‘엄마, 아빠 사랑해’ 라는 문자가 자녀가 남긴 유언으로 생각될 만큼 자녀와 부모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다. ‘웃픈’ 씁쓸한 이야기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자녀 사랑과 대화가 먼저다.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학부모 역할보다 더 중요하다. 물론 학부모의 역할도 필요하다. 하지만 부모의 역할에 충실할 때 학부모의 역할도 필요하고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자녀로 부터 ‘아빠, 엄마, 사랑해’라는 문자를 갑자기 받았다고 상상해 보자. 학교 성적 또는 시험 성적을 가지고 자녀와 말다툼을 벌였다면 그 문자 메시지를 보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사랑의 문자 메시지가 걱정으로 이어진다면 나는 학부모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번 한주 아니 한달 동안 학부모가 아닌 부모로서 자녀간의 사랑과 대화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보면 어떨까? 상담 문의 daisymincounselor@gmail.com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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