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통일의 희망이 보인다

2018-04-28 (토) 12:00:00 정용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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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 수뇌가 만나고 6월 초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난다니 막혔던 남북 간의 통로가 열리게 되어 통일의 희망이 보인다.

남한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의 민어, 노무현 대통령 고향의 쌀과 비무장지대에서 자란 산나물, 고 정주영 회장의 서산 쇠고기가 준비되고, 북한에서는 옥류관 평양냉면이 마련되었으니 산해진미를 들며 조국 통일을 위하여 허심탄회하게 흉금을 털어놓는 대화가 기대되었다.

나도 2004년 북한을 방문하여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들면서 조국의 통일을 기원한 적이 있다.


지난번 평창 동계 올림픽 때 남북한 단일팀이 형성되어 너무나 기뻤고, 북한 삼지연 예술단이 강릉 신사임당 홀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하였고 가을에 만나자는 약속으로 남북한 간의 적조했던 거리감이 좁혀져 기쁜 마음 한량없었다.

혈연은 천륜이다. 남북한 동포들은 같은 백의민족의 후손이요 단일 민족이다. 우리 민족은 일본의 36년간 식민지생활, 6.25 동족상잔의 비국으로 인하여 적어도 1세기는 후퇴한 민족이다.

우리 민족의 살길은 통일뿐이다. 이를 가장 싫어하는 민족이 바로 이웃인 일본. 중국. 소련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고사가 이에 적합할 듯하다.

방해가 아닌 협조, 비방이 아닌 칭찬, 상부상조 상호 협조가 최선의 방법이다.

세계의 이목이 남북한 수뇌의 만남에 집중되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머리가 우수하다는 우리 민족의 분단비극의 불행이 부끄럽다.

시대를 역행하는 것은 국가 존망의 위기요 민의를 역행하는 것은 민족 존망의 위기다.
우리 민족의 참 살길은 휴전선의 녹슨 철조망을 하루속히 걷어내고 통일호가 남북한을 씽씽 달리는 날이 오는 것이다. 나의 시 ‘통일의 꿈’을 여기에 싣는다.

통일은 꿈입니다. / 희망입니다. / 만남입니다. // 그래서 우리는 / 밤마다 꿈을 꿉니다.//피난길 / 산모롱이를 돌다 / 엄마를 놓친 꿈 / 남포동 거리를 헤매다 / 누나를 만난 꿈을 꿉니다. 통일은 한(恨)입니다. / 남과 북이 / 꿈속에서 만나 / 서로 부둥켜안고 울다가 / 깨어서도 / 진짜로 부둥켜안고 우는 / 감격의 꿈입니다. / 그것을 못해서 / 우리 모두는 이렇게 괴롭습니다.통일은 아픔입니다. / 너의 고뇌를 내가 알아주고 / 나의 고통을 그대가 / 대신 짊어져주는// 통일은 / 서로를 생각하는 맘입니다. / 서로가 희생하는 맘입니다.진짜 통일은 / 피나는 아픔을 참아가며 / 가지를 자르고 / 줄기를 자르고 / 마지막 남은 몸통 속의 / 신장마저 떼어주며 / 서로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 참맘입니다. // 이것이 없어서 우리는 / 이제껏 / 형제가 피투성이로 싸운 / 억울한 쌈꾼이었습니다.통일은 / 너도 텅 비우고 나도 텅 비워 / 네 속에 내가 들어가고 / 내 속에 네가 들어옴입니다. … 중략…
우리는 / 이 세상에 / 마지막 남은 분단의 비극입니다. / 참으로 부끄럽고 원통합니다. / 어쩌다 이 꼴이 되었습니까. /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 지배욕, 권력욕, 명예욕, / 헐뜯음, 비웃음을 버린다면 /통일은 이제라도 곧 옵니다. // 그것을 기다리다 간 / 슬픈 혼들이 / 우리들의 문밖에서 / 서성이고 있습니다. / 통일은 / 문을 열어줌입니다.

<정용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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