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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돈’ 500달러 쓰는 당신을 보면…

2018-04-25 (수)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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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소비 늘리겠다”, 휴가 ·외식 등 생각

▶ 저축 대신 즉흥적, 전문가들 ‘비상금으로’

500달러 보너스가 생겼다면 어떻게 할까. 반대로 500달러를 잃어버렸거나 손해를 봤다면 일상 씀씀이를 줄이겠는가. [Tom Grillo/The New York Times]

“만약 예상치도 않았던 500달러가 생겼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반대로 500달러를 잃어버렸다면?” 이런 두가지 반대되는 질문을 던져 소비자들의 반응을 비교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뉴욕 연방 준비제도은행이 매달 실시하는 ‘소비자 기대치 설문’의 하나로 뉴욕 연방준비제도은행과 애리조나 스테이트, 시카고 대학이 공동 연구해 전국 경제국이 밝힌 이 보고서는 갑자기 돈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를 질문해 미국인들의 소비 성향을 조사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왜 하필 500달러라는 소액을 예로 들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얼핏 듣기에는 500달러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500달러 보너스나 500달러 손실 정도로는 자신의 씀씀이를 줄이거나 조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500달러 보너스나 손실을 단순 금전적 의미로만 보면 안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돈이 많던, 적던 소비자의 씀씀이와 저축 습관 등 재정 마인드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2,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전국 경제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이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19%만이 예상치 못했던 500달러가 생긴다면 지출을 늘리겠다고 대답했다.

반대로 75%는 500달러의 횡재를 맞아도 지출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시말해 이들은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하찮게 써버리지는 않을 것이고 답했다. 그런데 만약 2,000달러가 느닷없이 생겼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27%가 지출을 늘려 쓸 것이라고 답했고 또 5,000달러가 갑자기 생겼다면 39%의 응답자가 이를 쓸 것이라고 답했다. 횡재한 금액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의 씀씀이는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다.

그런데 500달러가 생긴다면 지출하겠다고 밝힌 25%의 응답자들에게 그렇다면 어떤 용도로 쓸 것인가를 질문했다. 그 결과, 이들 대부분은 휴가나 외식, 자선단체 기부와 같은 ‘비내구재’ 용도로 지출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용도의 지출은 재정적 측면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공짜로 생긴 돈의 액수가 많을수록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변했다.

2,000달러 또는 5,000달러의 돈이 예기치 않게 생기면 이를 지출하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상당수는 단순 소비보다는 주택 개량 또는 대학 학자금과 같은 ‘내구성’ 항목에 지출하겠다고 답했다.

■ 돈을 잃을 때 더 민감


소비자들은 예기치 않은 돈이 생겼을 때보다도 돈을 잃거나 손해를 봤을 때 자신들의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은 예기치 않게 500달러를 잃어 버렸다면 자신들의 지출을 그만큼 줄이며 절약 모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500달러를 횡재 했다고 해도 이를 지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응답자의 절반은 특히 500달러를 잃어버렸거나 어딘가에서 손실을 보았다면 그만큼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응답자들은 재정적으로 책임감이 높은 사람들로 평가된다.

그런데 재정적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상당수는 재정적으로 부유한 상태였다.

500달러가 갑자기 생긴다면 이를 모두 써버리겠다고 밝힌 응답자의 39%는 어딘가에서 돈을 잃었거나 손해를 보았다고 해도 지출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대해 연구진들은 “500달러 정도 생겼다고 해서 이를 절약하지 않고 써버리겠다고 밝힌 사람들은 실제 유동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므로 이들에게 500달러 손실은 그다지 큰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조사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500달러 정도는 별로 큰 돈이 아니므로 500달러를 지출하는 문제 역시 큰 부담 없이 지출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즉흥적으로 지출한다.

미국인들은 저축과 관련해서는 성적이 좋지는 않다.

연방준비제도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 가구의 거의 절반가량은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400달러 정도도 모아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인 5명당 1명은 어떤 형태로든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비상금 조차 없는 응답자도 소액의 예기치 못한 돈이 생겨도 전혀 씀씀이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재정 전문가들은 보너스가 생긴다면 이중 일부는 비상시 사용할 수 있도록 모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이번 보고서는 소비자들은 이런 예기치 못한 보너스가 생긴다면 이를 소비하지 않고 저축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횡재에 뒤이어 지출을 조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꼭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일부 재정 전문가들은 보너스로 부채를 갚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하고 또 일부는 지출을 한다고 해도 허무하게 쓰지 말고 스마트한 지출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주택 개량에 돈을 사용하거나 기술 교육이나 기타 직업 교육에 활용한다면 주택 가격을 올릴 수도 있고 또 직장에서 진급 기회도 잡아 봉급도 올릴 수 있는 재태크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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