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이언 하원의장의 은퇴

2018-04-21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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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하원의장 폴 라이언 의원이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유는 10대의 자녀들에게 아버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의원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정체성이 있는 정치가 펼쳐져야 하는데 오늘날 미국의 정치가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위스콘신 주 제인즈빌 출신이며, 오하이오 주의 마이애미 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였다. 젊은 시절부터 공화당 소속 의원 밑에서 정치를 익혔고, 1998년 연방 하원의원 위스콘신 제1 선거구에 28세의 젊은 나이에 당선되었다.

2012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미트 롬니 대통령 후보와 함께 부통령에 출마하였으며, 2015년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사임으로 케빈 매카시 등 여러 후보들을 제치고 45세에 하원 의장직에 오르게 되었다.


에릭 켄터, 케빈 맥카시와 함께 2010년 중간선거를 겨냥해 새로운 인재 발굴 프로젝트를 감행했다. 이들이 그 유명했던 3영 건스(Young Guns)다. 공화당에 젊고 참신한 보수주의자들을 끌어들이는 프로젝트였다.

유대인들로부터 정치자금을 끌어들이는 당내 유일한 유대계 하원의원인 에릭 켄터, 아들 부시 대통령의 책사 칼 로브의 인맥을 움직였던 케빈 맥카시 그리고 보수주의 정책을 개발하는 브레인으로 폴 라이언의 결의였다. 바로 이들 3 영 건스와 티파티가 2012년 중간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2014년 버지니아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의 원내 대표인 에릭 켄터가 자신과 함께 공화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었던 티 파티에 의해서 낙선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 폴 라이언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당시 도원결의를 했던 3 영 건스 중 케빈 맥카시만이 남게 되었다.

라이언이 정체성 있는 정치가 사라진 것을 우려했듯이 지금 공화당은 집권당이고 다수당이지만 오히려 좌표를 잃고 표류하는 상황이다.

폴 라이언 의장은 아마도 더 많은 공화당 현역들이 출마를 포기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것이 당을 장악하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사면초가다. 러시아 게이트 특검의 칼끝이 자신을 점점 조여 오고 있고 이번 중간선거 대혈전을 승리로 이끌지 못하면 자신의 대통령직이 심각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과감한 발언과 행동을 하고 있다.

특히 오랜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외교 전략을 무시하고 통상과 경제의 적으로 규정하고 트윗으로 선제공격을 하고 가장 가까운 이웃인 멕시코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고 국경선에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하고 있다.

폴 라이언 의장이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대통령이 백악관 보좌관과, 국무부 그리고 의회와 논의하고 준비되지 않은 정책과 전략을 너무도 즉흥적으로 트윗 정치를 하는 상황에서 이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할지 미국을 책임지는 넘버 3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토론과 합의에 의한 정치라는 미국의 전통은 사라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황제 정치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평가가 이번 중간선거가 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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