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황제 역할을 하고 싶은 대통령

2018-04-16 (월)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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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역할을 하고 싶은 대통령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지금 지구상에서 제일 크고 힘이 센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그리고 프랑스다. 이들 나라들 중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지도자는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다. 차르라 불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황제라 불리는 시진핑 중국 주석은 그야말로 황제에 버금가는 집중된 권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두 나라만이 아니라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권력을 집중화 시키고 있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렇고 일본의 아베 총리가 그렇게 권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냉전 해체 이후 권력분립을 통해 민주주의를 향해왔던 시대가 저물고 그렇게도 반대했던 집중된 권력 체제의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바로 이 권력 집중을 우린 독재정권이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구상 가장 강력한 나라인 미국의 대통령이 트럼프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러시아를 너무 부러워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예로 들면서 트럼프 옆에서 새로운 미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인물이 스티븐 배넌이었다. 끊임없이 이민자들이 들어오면 더 이상 백인다수의 나라가 아닌 다인종 국가가 되어 단합을 이루지 못하고 미국이 더 이상 세계를 제패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지금 바로 모든 서류미비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더 이상 이민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배넌이 입안한 반이민 정책의 골자다.

그리고 미국의 독주를 방해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이제는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의 전략적인 동반자가 될 수 없다. 중국을 고립시키고 모든 무역특혜를 박탈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배넌의 생각이었고 트럼프 후보는 선거 내내 반 중국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대통령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여기에 사법부가 제동을 걸고 의회가 제동을 걸어 트럼프의 발목을 잡았다. 뿐만 아니라 언론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수많은 시민단체들과 시민들이 저항을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개의치 않고 황제 정치를 하고 있다.

의회와 사법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지만 행정부를 운영하는 방식은 황제 방식이다. 그 누가 뭐라 해도 그는 자기 말을 잘 듣는 사람들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말에 토를 다는 장관과 보좌진들은 트위트로 가차 없이 해고했다. 그리고 동맹이고 아니고를 가리지 않고 자신 앞에 무릎을 꿇지 않는 나라들은 징벌적인 관세폭탄을 맞을 것이라고 호통을 쳤다.

미국은 전 세계 가장 많은 나라들과 외교, 통상 그리고 방위 관계를 맺고 있는 수퍼 파워 국가다. 그래서 수많은 전문가와 공무원들이 오랫동안 연구해서 정책을 내놓고 집행을 했다.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혼자서 다 해버리고 만다.

그런데도 전통적 트럼프 지지층에서는 더욱더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신이 난 트럼프는 이 기세를 몰아서 이번 중간선거에서 자신의 친위 세력들이 대거 의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지층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전 세계를 상대로 호령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전 세계를 상대로 통상전쟁을 선포하다가는 모두가 적이 될까 우려도 된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위 세력이 모두 의회로 진출한다면 아마도 그는 러시아의 푸틴, 중국의 시진핑의 권력이 부럽지 않을 황제정치를 하려고 할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새로운 미국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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