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마트 투표

2018-04-09 (월)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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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투표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100만의 수나라, 당나라 군대가 10만도 채 안 되는 고구려군에게 거의 몰살될 정도로 참패를 했다. 숫자만 믿고 고구려를 우습게보고 덤볐다가 수나라 대군은 살수에서 을지문덕 장군에게 대패를 하고 결국 왕조의 멸망을 가져왔다.

수나라를 접수한 당 태종 이세민은 직접 10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치려고 했지만 양만춘 장군이 지키던 안시성을 넘지 못하고 심각한 부상을 입고 후퇴를 하였다. 뿐만 아니라 도중에 100만의 군대가 사분오열 분해되어 당 태종을 호위하는 병사도 수백 명밖에 남지 않아 고구려군의 추격에 거의 사로잡힐 뻔 했다. 후일 당 태종은 절대 고구려와 전쟁을 하지 말라고 유언을 남기고 전쟁의 부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숫자가 많은 것은 힘을 상징하는 것이지만 조직화되지 않은 다수는 조직화로 결집된 소수 앞에서 늘 맥을 추지 못한다. 특히 대군은 명령이 전달되는 동안 또 다른 명령이 내려오다 보니 결국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소수의 결집된 정예군은 눈빛만으로도 서로 통하는 기동성으로 대군을 흔들어 놓고 혼란에 빠지게 하고 힘을 빼고 또 속공을 하여 스스로 무너지게 할 수 있다.


사실상 청나라를 세운 여진족도 인구 50만이었지만 1억500만의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를 세웠다. 그들은 인구 50만을 모두 전투부대로 조직했다. 핵심 군사력은 5만이고 그들의 가족들도 함께 이동하면서 물자수송과 후방을 책임지는 형태로 철저히 조직하여 결집된 힘을 만들어 냈다.

미국은 다인종 다민족 연합국가이다. 물론 가장 인구가 많은 백인들이 미국사회의 가장 큰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숫자가 고작 2.3%밖에 안 되는 유대인들의 영향력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결집된 유대인들은 사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에 미국 인구의 2번째인 히스패닉과 인구의 3번째인 흑인들은 여전히 마이너리티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결집된 힘을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집된 힘은 바로 높은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를 기본으로 한다.

미주한인사회는 비록 소수라고 해도 높은 유권자 등록을 하고 높은 투표율을 만들어야 한다. 남들이 투표하지 않을 때 더 많이 투표를 해야 한다. 바로 예비선거다.

여전히 많은 유권자들이 11월 본 선거 특히 대통령 선거에 제일 많이 투표를 한다. 스마트 투표는 주로 투표율이 낮은 교육위원 선거, 타운 선거, 카운티 선거, 주 의원 선거 그것도 예비선거에 결집된 투표를 하여 보팅 파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록 우리의 유권자 수가 적다 해도 각 후보들이 예비선거를 통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실 미국사회도 유유상종으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살고 있다. 특히 공화당 지역, 민주당 지역으로 확연히 나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지역에서는 예비선거가 본선거 보다 더 힘들다. 예비선거 참여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선거 운동 자체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때가 스마트 투표를 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식민지배와 전쟁을 거치면서 굶주린 배려 움켜잡고 잘 살아 보겠다는 간절함으로 죽어라 일했던 그 의지와 단결하여 보다 나은 미래를 후대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강력한 공동체의식이다. 이것만 있으면 스마트 투표는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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