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륜의 뿌리

2018-04-07 (토)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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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세계 최대의 전도사라고 불리는 미국의 빌리 그래함 목사가 지난 2월 11일 사망하였다. 그는 125개국을 방문하고 2억 명 앞에서 설교하였으며 그의 방송설교는 20억 명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나의 행동선언’(Modesto Manifesto)이라는 것을 만들고 그것을 평생 지키며 살도록 힘썼다. 이것만은 꼭 지키고 살자는 개인적인 ‘삶의 지침’이다. 그 속에는 네 가지가 포함되었는데 정직, 청렴, 성결, 겸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성결을 몹시 중요하게 여겼다.

빌리 그래함이 평생 소중히 여겼던 ‘성결’이란 유혹에 주의하고, 절대 다른 여성과 단둘이 함께 있지 말자는 것이었다. 전도 집회를 함께 계획하고 진행하는 전도대가 있었는데 그들의 아내들에게 그들 남편의 생활을 수시로 알려 아내들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는 가족사진 여러 장을 여행 중에도 가지고 다녔고 어디서나 호텔에 투숙하면 가장 잘 보이는 장소에 가족사진들을 늘어놓고 가족과 함께 있다는 의식을 갖도록 노력하였다.


한국에는 1952년, 73년, 80년도 등 세 차례 방문하여 대 전도집회를 가졌으며, 북한에도 1992년과 94년에 방문하여 전도집회를 가졌다.

미국의 펜스 부통령은 스스로 ‘펜스 룰’(펜스 법칙)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것은 자기의 아내가 동석하지 않을 경우 다른 여자와의 회식을 절대 안 한다는 원칙이다. 이건 너무 심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지만 그만큼 유혹이라는 것은 빠져들기 쉬운 인간의 약점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한 사전 방어책인 것이다. 보통은 유혹을 방어하기보다 오히려 유혹이 있었으면 하고 은근히 기다리는 것이 인간의 속성인데 부통령의 ‘펜스 룰’은 유혹은 뿌리부터 차단해야 한다는 정신일 것이다.

한국에서 지금 한창 시끄러운 미투(Me too)운동도 같은 맥락이다. 처음에는 연예계의 유명 남성이 여비서나 아랫사람들을 성적으로 농락한 것이 문제가 되더니 점점 국회니 회사 간부 등으로 미투가 확산하여 지금은 한국의 큰 사회문제가 돼버렸다.

그동안은 성적 유린을 당한 여성들이 상사의 체면이나 자기의 수치심을 생각하여 참아 왔지만 드디어 “나도 당했소(Me too)“하고 외치기 시작하니까 사방에서 고발이 터져 나온다. 신분의 상하를 막론하고 성관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표면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데 도대체 어디까지 퍼져 나갈지 매우 당혹스럽다.

남성상위 사회, 남성위주 사회가 남녀 평등사회로 옮겨가는 와중의 진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여성들이 많이 직장생활을 한다. 안정된 경제생활을 위하여 소위 맞벌이 부부가 많아졌다. 여성들의 남자 교제도 자연히 많아지고 그 중에는 결혼한 남자와의 관계 등 소위 불륜 관계도 생기게 된다.

바람둥이는 심장마비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보고도 있고, 바람둥이 부모 슬하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바람둥이가 더 많다는 보고도 있다. 철학자 리처드 테일러 박사는 “불륜은 성적 모험이 아니라 실패한 결혼의 징후이다”라고 말하였다. 상대를 잘못 선택했다는 자책감의 반사작용이 불륜이 되기 쉽다는 해석이다.

불륜의 문제는 물론 철저한 도덕 교육(윤리)과 관계가 깊다. 또한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신(하나님)이 있다고 생각하는 정신 교육(종교)도 불륜에 대한 자제력을 키운다는 면에서 관계가 깊겠다.

불륜의 경험이 있는 남자들은 “아내가 자기의 가치를 몰라 줄 때 불륜이 시작되었다”고 고백하고, 불륜 여자들은 ”남편이 자기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을 때 불륜에 빠졌다“고 고백하였다. 경제생활과 아이들 양육 문제 때문에 헤어지지만 않았을 뿐 남이나 다름없는 불행한 부부들이 너무나 많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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