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력한 이민단속 여파 인력난 심각”

2018-04-04 (수) 12:00:00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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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인트·조경·세차장·농장 일할 사람 잠적

▶ 한인업주 인건비 상승… 연쇄인상 불가피

샌디에고 한인 업소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으로 인한 인력난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카운티에서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페인트, 조경, 세차장, 리모델링 등은 이민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다.

이들 업종은 대부분 영어가 미숙한 히스패닉 노동자들로 최근 이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들이 대거 잠적하면서 극심한 일손부족을 겪고 있다.


특히 샌디에고 카운티 전역에서 지난 달 13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대대적으로 벌어진 이민 단속 여파로 인해 그 후유증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페인트 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인 박진규 사장은 “불법이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이 하늘에 별 따기”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조경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들도 일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20여 년 동안 조경 사업체를 운영한 한인 케빈 김 사장은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90%는 히스패닉들”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일손부족 현상이 나타나다 최근 들어서는 그 현상이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대부분 히스패닉 노동자들인 농장들도 울상이다.

제 2 금융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한인 최인식(가명) 사장에 따르면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고객 분들이 정부의 강력한 이민단속으로 인해 히스패닉 노동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며 “이로 인해 농작물을 제때에 수확하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농민들의 90%가 멕시코 출신이며 이들 중 절반은 합법적인 거주를 위한 서류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차별적인 이민 단속으로 인해 인력난만 심각해진 것이 아니다.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기존 인력을 붙잡거나 새로운 사람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임금을 올리고 있다.

박 사장은 “예전에 하루 일당이 150달러를 지출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200달러까지 인건비가 상승했다”며 “그러나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케빈 김 사장은 “워낙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기존에 일하던 사람들이 급여 인상을 요구하거나 아예 다른 곳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 후 “보통 2~3명을 두고 있는 업주의 경우 한 사람당 임금이 하루에 10달러만 인상돼도 업주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임금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스크립스 랜치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최인식 씨는 “10여년 넘게 집 정원을 돌보던 조경업주에게 매달 80달러를 지불했는데 지난 2월부터 50달러가 인상된 130달러를 청구했다”며 “1~20달러도 아니고 한꺼번에 50달러를 인상한 것에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아 해당 회사에 알아보았더니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인력난이 심각해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수입은 고정되어 있는 데 물가가 계속 상승되는 것에 부담이 가고 있는 데 이제는 집 정원 관리비마저 인상돼 이참에 아예 직접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들의 마켓 비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한인 식품도매업계에서는 “농장 특성 상 이곳에 일하고 있는 대다수 노동자들이 히스패닉이다. 그런데 정부의 이민단속으로 인해 이들이 잠적하면서 그 피해가 농장을 운영하는 업주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앞으로 식탁에 오르는 각종 채소나 야채, 과일 가격이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라고 한 후 “더 심한 경우에는 아예 품귀 현상마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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